텍스티 제공 모르는 이가 건네는 답장이 있는 편지 서비스가 있다면, 내 마음의 진실을 오롯이 담아 전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낯선 이의 답장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장편소설 '편지 가게 글월'은 서울 연희동과 성수점에서 운영 중인,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하는 힐링 소설이다. '글월'은 사연을 가진 낯선 이와 직접 선택한 주제 인터뷰를 한 뒤 이야기를 다시 편지 글로 옮겨 원하는 곳으로 편지를 보내준다. 이 서비스를 신청한 이는 익명의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사는 곳도 알지 못하지만 계속해서 편지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이 소설은 글월에서 일하게 된 한 여성이 다양한 펜팔 손님들을 만나고 편지의 가치를 경험해 나가면서, 과거와 마주하고 차분히 성장하고 소중한 이들을 새로이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집 형편이 어려워진 것을 본 효영은 엄마까지 크게 다쳐 병원 신세를 지자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한다. 사라진 언니는 가족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생각에 효영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언니를 용서할 수 없었던 효영은 편지를 피해 서울로 도망친다.
갈 곳이 없던 효영은 대학 동기 선호의 부탁으로 편지 가게 '글월'의 운영을 맡게 된다. 글월 점원이 된 효영은 손님들이 용기 내어 편지를 적어 가는 모습과 그들이 새롭게 맞이하는 이야기를 곁에서 지켜보게 된다.
소설에는 서른세 통의 편지가 등장한다. 이 가운데 일곱 통은 실제 글월의 손님들이 소설 속 캐릭터들을 위해 쓴 펜팔 편지다. 소설 속 캐릭터들은 극 중 서로에게 위로 받는 것을 넘어 펜팔 서비스를 통해 현실의 사람들과 연결되며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 그리고 답장이라는 편지의 특성을 통해 공감하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힐링 소설이다.
백승연 지음 | 텍스티 | 3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