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오른쪽)이 2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취임식 행사에서 차이잉원 전 총통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중국 외교부은 22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 공사를 각각 초치했다. 이는 이틀전 열린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 취임식에 양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이 22일 주중 일본대사관 아키라 요코치 수석공사와 주중 한국대사관 김한규 공사를 각각 면담하고 한중, 중일 협력 관련 사무에 관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특히 "류 사장은 대만 문제에 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도 표명했다"며 이날 두 공사를 초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외교부는 두 공사와의 면담형식을 '웨젠'(约见)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불러 항의 등의 뜻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 외교 용어로 한국 외교 용어로는 '초치'에 해당한다.
외교부가 대만 문제라고만 언급했지만 이번 초치는 한일 양국 국회의원들이 지난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라이 총통의 취임식에 참석한 것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SNS를 통해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등이 라이 총통의 취임식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한국 측에 엄정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조 의원 등이 대만을 '무단 방문'해 취임식에 참석하고 관련 인사들을 만났다면서 "이는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지지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일본 국회의원들이 대규모로 라이 총통의 취임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는 외교적 결례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의 보다 강도 높은 표현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20일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친대만 일본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 소속 의원 31명이 취임식에 참석하자 "공공연히 대만 독립 세력에 가담하는 것으로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 대사는 그러면서 "일본이 중국 분열을 기도하는 전차에 묶이면 일본 민중이 불 속으로 끌려들어 가게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우 대사의 발언이 "극히 부적절하다"고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라이 총통 취임식에는 51개국에서 500명 이상의 외빈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별도 정부 대표단 없이 이은호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와 조 의원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