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을 언급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김 사령관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해병대 간부들과의 통화 중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 대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녹음 파일은 삭제된 상태였는데 포렌식을 통해 복원된 것이라고 한다.
공수처는 이 녹음에 등장하는 해병대 관계자를 불러 내용의 진위 여부를 조사했고 "김 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을 이달 4일과 21일 연이어 소환했다. 2차 조사에선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함께 불러 조사했고 대질 조사까지 추진했다. 하지만 김 사령관 측이 강하게 대질을 거부해 이뤄지지는 않았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 관련 언급을 박 대령에게 하지 않았다며 VIP 격노설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박 대령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대통령의 격노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 세 번, 많게는 다섯 번까지 (정황이)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다른 유튜브 채널에선 "(공수처가) 대통령 격노와 관련한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고 진술을 뒷받침하는 녹취 등을 다 채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술 등 수사 내용에 대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채상병 사건 수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