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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적 충돌 위기' 6년 전으로 퇴행한 南北…'안보리스크' 가중

국방/외교

    '상시적 충돌 위기' 6년 전으로 퇴행한 南北…'안보리스크' 가중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접적지역 모든 군사활동 '정상화'
    한동안 큰 무력충돌 없었던 것은 9.19 합의가 '안전핀' 역할
    DMZ 100만 대군 첨예한 대치…완충지대 제거에 우발충돌 위험 ↑
    전단 → 풍선 → 대북확성기 → 격파사격 → '즉강끝' 응징 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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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9.19 군사합의를 완전 효력정지 하면서 남북이 과거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 상태로 되돌아갔다.
     
    정부는 4일 남북간 상호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를 기한으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인 9.19 합의는 사실상 무효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9.19 합의 이전까지 남북은 약 250km 휴전선과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적대적 군사 대결을 70년 간 이어왔다. 바로 그 전 해인 2017년 '화염과 분노'로 상징되는 전쟁 위기가 단적으로 말해준다. 
     
    2018년 '한반도의 봄'이 이듬해 '하노이 노딜'로 사라지고, 이후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는 등 과거의 호전성을 다시 드러냈다. 
     
    그럼에도 지난 6년 간 남북이 큰 군사적 충돌은 피할 수 있었던 데에는 9.19 합의가 그나마 '안전핀' 역할을 했다는 것에 별 이견이 없다. 
     
    이 합의는 △군사분계선(MDL) 기준 5km 내 포병훈련 및 연대급 이상 기동훈련 중지 △동‧서해 NLL 일대 완충구역 설정과 포사격 및 해상기동훈련 중지 △MDL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전방감시초소(GP) 시범철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의 조치를 담았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당시 "사실상 불가침 조약"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8년 11월 이후 남북 접경지역 일대에서 상호 적대행위가 중지되고 비무장지대(DMZ)는 말 그대로 비무장‧평화지대로 변경‧추진되면서 물리적으로도 충돌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물론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9.19 합의에 대한 비판이 크게 늘어났다. 북한의 적대 행위와 도발은 별로 줄어들지 않은 채 우리의 군사대비태세만 약화됐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2019년 11월 북한의 서부전선 해안포 사격과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2022년 11월 NLL 이남 미사일 낙하, 같은 해 12월 무인기 침투 사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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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우리 군은 압도적 우세인 공중정찰‧감시 능력이 제한되는 등 일방적 양보로 자해적 결과를 자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고도화되는 점도 우리만 무장해제 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부채질 했다.
     
    하지만 적어도 문재인 정부 시절엔 북한의 심각한 위협 행위가 없었고, 윤석열 정부 이후 '강 대 강' 기조로 바뀌면서 도발 수위가 높아졌을 뿐이며, 이 조차도 과거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남북군사협상에 참여했던 한 예비역 장성은 비행금지구역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가 운용 중인 정찰자산의 능력을 고려하면 정보감시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을 당시 한미 관계당국 간에 확인한 바 있다"며 부정적 측면만 너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어찌됐든 이제 남북은 상호불신과 대결의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9.19 이전으로 퇴행하고 말았다.남북한 100만 명 이상의 중무장 대군이 서로 총을 겨눈 가운데 최소한의 '완충지대'마저 사라짐으로써 우발적 충돌이 언제 벌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다.
     
    국방부는 4일 오후 3시부터 9.19 합의에 의해 제약받아 온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에서의 모든 군사 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한다고 선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확성기 방송 등 심리전 재개와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고, 시행 시기는 북한의 어떤 상황에 따라 시행을 할 것"이라고 말해 나름대로 여지를 두긴 했다. 북한의 추후 행동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지만 객관적 전망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언제든 군사 활동과 심리전을 재개할 준비를 마친 채 북측에 공을 넘겼지만, 북한은 여전히 남측의 추후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만약 오는 6일쯤 대북전단 살포가 실행될 경우 북한은 예고한 대로 대대적인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는 다시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와 북한의 격파사격 위협으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군은 도발원점에 대한 '즉‧강‧끝' 응징을 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덫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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