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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에 버려진 강아지 6마리, 그 뒤 어떻게 됐을까[댕댕냥냥]

사회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강아지 6마리, 그 뒤 어떻게 됐을까[댕댕냥냥]

    '댕댕냥냥' 동물 세상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 숨쉬는 동물 이야기를 씁니다. 노여움(怒), 슬픔(哀)을 느낄 수 있고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의 '희노애락' 코너인 '댕댕냥냥'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혹여나 공유하고 싶은 따뜻한 사연이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의 얘기를 알고 계시다면 노컷뉴스로 알려주세요.

    [인터뷰]임시보호자 이경순씨 "4마리 떠나보내 슬픔 커" 울먹
    어렵게 생존한 '만수'와 '행복' 근황 공개
    강아지 유기한 범인 잡혔다…이웃 주민 소행
    동물 유기 유죄 판결 '10건' 뿐…법 있으나 마나

    태안동물보호협회·이경순씨 제공태안동물보호협회·이경순씨 제공
    '천사. 샛별. 만수. 무강. 보배. 행복'  

    충남 태안에서 봉지 안에 쓰레기들과 뒤섞여 발견된 6마리의 강아지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비닐 속에서 질식해 가던 6마리 중 4마리는 청색증(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지 못해 조직의 색깔이 파래지는 증상)과 저체온증으로 끝내 폐사했다. 가까스로 건강을 회복한 나머지 2마리는 임시 보호자인 이경순씨가 보살피고 있다.

    이씨는 5일 CBS노컷뉴스 인터뷰를 통해 "임시보호를 하기 전 6마리 중 2마리(천사, 샛별)는 하늘나라로 떠났고, 이후 4마리(만수, 무강, 보배, 행복)를 맞이했지만 최근 연달아 2마리를 떠나보낸 상태"라며 울먹거렸다.

    이씨가 4마리의 강아지를 처음 마주한 건 한 동물병원이었다. '만수'와 '행복'이는 다소 활발해 보인 반면 '무강'이만 축 처져서 분유도 먹지 않는 모습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을 했음에도 무강이는 건강 이상 소견으로 지난달 23일 새벽 결국 죽었다.

    무강이가 떠나자 이번엔 '보배'의 건강 상태가 문제였다. 5시간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던 보배는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 보였다. 이씨는 밤새도록 보배를 간호했지만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20일 눈도 뜨지 못한 6마리의 새끼 강아지들은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까지 붙어있던 태안의 한 해수욕장 주변에서 나뒹굴던 쓰레기봉투 속에서 발견됐다.

    태안동물보호협회에 따르면 강아지들은 태어나자마자 비닐봉지 안에 유기된 탓에 폐 질환이 있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 청색증이 있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강아지 6마리, 어떻게 됐을까

    천사. 샛별. 무강. 보배. 만수. 행복 ①천사 - (임보 전) 사망
    ②샛별 - (임보 전) 사망
    ③무강 - 폐 혈전→5월23일 새벽3시경 사망
    ④보배 - 폐 이상→5월24일 새벽 1시경 사망
    ⑤만수 - 건강 회복
    ⑥행복 - 폐 이상→5월 28일 퇴원 후 건강 회복


    이씨는 안쓰러운 상황에 처한 강아지들의 사연을 처음 접했을 때 화를 삭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이내 이들을 살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주저 없이 임시보호를 신청했다.  

    푸들 가족 5마리를 기르고 있던 이씨에게 강아지 임시보호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키우던 푸들도 임시보호로 시작해 가족으로 품은 터라 개의치 않았고 만수와 행복이를 함께 돌보기로 결심했다.

    행복이와 만수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씨는 "160그램이었던 만수는 240그램으로 살이 토실토실하게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또 초반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행복이도 폐와 산소 치료를 병행하며 포도당 주입과 초유 수유 등 정성으로 보살핀 덕분에 현재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행복. 이경순씨 제공행복. 이경순씨 제공
    그는 "푸들 가족을 사육한 경험으로 행복이와 만수도 잘 보살피고 있다"면서 "새끼 강아지다 보니 아기 기르는 것처럼 손길이 많이 간다. 현재 2시간 간격으로 분유를 먹이고 있으며 배 마사지를 해야 비로소 배변 활동이 가능해 매번 어루만져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보호를 맡은 두 달 동안 만수와 행복이를 건강하게 돌보겠다. 가족같이 평생을 사랑해주고, 책임을 다해 맡아줄 수 있는 분이 정식으로 입양해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만수.  이경순씨 제공만수. 이경순씨 제공

    동물 유기 유죄 판결 '10건' 뿐…동물보호법 있으나 마나


    태안경찰서는 지난달 29일 강아지들을 유기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마을 주민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몸도 안 좋고 못 키울 것 같아서 버리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2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 유기에 따른 제재가 기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에서 최대 300만원의 벌금형으로 처벌 수위가 강화됐다. 처벌 기준 강화에도 여전히 동물 유기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국장은 "우리 사회에서 (동물을) 함부로 유기하면 안 된다는 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혹시 유기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은 다소 부족하다"면서 "법원에서 실제 유죄 판결이 나온 건 아직 10여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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