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 가옥. 연합뉴스이스라엘이 인질 구출을 이유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량 살상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사상자 수백명이 발생했다. 미국 CNN은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도중에 최소 236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누세이라트의 주민 니달 압도는 "엄청난 폭격이 있었다"며 "10분도 안 돼 150발의 로켓이 떨어진 것 같았고 우리가 도망치는 동안 시장에 더 많은 로켓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서 어린이들이 숨진 상황을 전하며 "생지옥이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을 두고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며 "무고한 민간인에 대해 끔찍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도 하마스의 공격을 받는 특수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공습과 포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비린내는 학살"로 규정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도 요구했다.
규탄 목소리는 서방에서도 이어졌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SNS에 올린 글에서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유혈사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주변국 이집트도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격을 규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 공격으로 1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의 모든 조항과 인도주의의 가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했다는 항변을 이번에도 되풀이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인질들에게 접근하려면 민간인 지역으로 진입해야 했다"며 "100명 미만의 팔레스타인 사상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중 테러범이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타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테러리즘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성과이자 증거"라고 이번 인질 구출 작전을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