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공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미국이 이스라엘을 배제한 채 하마스와 직접 미국인 인질 석방 협상을 벌이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안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중인 미국인 5명의 석방을 위해 하마스와 협상하는 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단계적 휴전안'을 제시했지만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단계적 휴전안'은 우선 1단계로 6주 동안 완전한 정전과 이스라엘 군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철수, 여성과 노인, 부상자 등 일부 인질의 석방이 포함된다.
이후 2단계에는 모든 생존 인질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에서 철수하며, 3단계에는 가자지구 재건계획이 시작되고 사망 인질 시신을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미국인 인질 가족은 미국 정부와 하마스 간 단독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8개월 넘게 억류된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는 모든 협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하마스 간 협상에는 이스라엘은 포함되지 않지만 기존 휴전안 협상 회담처럼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하마스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NBC는 "미국이 하마스와 직접 협상할 경우 가자지구 군사작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태도 변화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전쟁 이후 8번째 중동 순방을 시작하며 '휴전안' 관철을 위한 외교전에 나섰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이 최선이라며 "이스라엘과 서안, 가자지구 주민 절대다수는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를 원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