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 및 주4일제, 공공의료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의사들을 향해 명분 없는 집단행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간호사 등이 속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조합원 5천여명은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모여 "의사들의 집단 사직과 휴진은 너무나 명분이 없다"며 환자와 병원을 위해 집단 휴진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보건의료노조 최희선 위원장은 "100일 넘게 지속된 의료 공백으로 중증, 응급환자들의 생명은 내팽개쳐지고. 제 때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적기를 놓쳐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의사들은 또 집단 휴진을 한다"고 한탄했다.
최 위원장은 "이미 결정된 의대 정원을 백지화하라고 하는 휴진을 누가 동의하고 지지하겠느냐"며 "의사들을 노예처럼 부려 먹은 것은 의사 선배들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해야 하는 수많은 업무가 무방비하게 PA(진료지원) 인력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국민 생명을 살려냈던 전담 병원들이 토사구팽 당하고, 진료 기능이 붕괴돼 존폐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왜 환자들이 희생자가 되어야 하고, 왜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피해를 당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 및 주4일제, 공공의료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최 위원장은 또 "의사들만이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미 의사가 부족해 의사 업무를 하는 PA간호사가 2만명에 육박하는데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백병원부산지역 이성진 지부장도 "전공의가 지원하지 않아서 지원 미달이 되는 병원과 과도 많다"며 "이럴 경우 의사 인력 공백을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타 직종들이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부산백병원도 100여명이 넘는 PA간호사들이 부족한 인턴, 전공의들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지만,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한시적 PA, 수술실 전담 PA, 공통 PA 등 각종 명칭의 PA 인원이 늘어나고 있고 업무 범위도 더 확대되고 있다"고 현재 병원 상황을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환자 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에게 집단 휴진을 철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 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