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8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되, 세율을 소폭 상향 조정한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오는 30일 종료될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오는 8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휘발유에 대한 인하율은 기존 -25%에서 -20%, 경유 및 LPG부탄에 대한 인하율은 기존 -37%에서 -30%로 조정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가 있기 전과 비교해 휘발유는 -164원/리터(ℓ), 경유는 -174원/리터(ℓ),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61원/리터(ℓ)씩 세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최근 유가 및 물가 동향,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의 환원을 추진하되,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일부 환원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 17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재부 기자실에서 열린 6월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국제유가 급등기에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했던 국가들 중 대부분은 올해 3월 이전에 인하 조치를 종료했다"며 "지난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유류세 인하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세는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감면해주니 이보다 취약계층을 선별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과소비를 유도할 수 있어 탄소중립 목표라는 측면에서 권고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있어 탄력세율 인하를 연장하지만, 최근 국내 유가 하락 추세를 감안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세율을 소폭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8월 이후 추가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2달만 말씀드린 이유는 상황을 면밀히 보자는 것으로, 글로벌 상황이나 국민 유류비 부담 등 신중하게 상황을 보겠다"며 "8월 말까지 적용한 후, 유가나 물가 동향 등을 감안해 연장 여부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발전원가 부담에 따른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여건 등을 감안해 마찬가지로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발전여료에 대한 -15%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조치도 올해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
관련 교통·에너지·환경세법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관계부처 협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동시에 정부는 휘발유, 경유 및 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환원에 따른 가격 인상을 이용한 매점매석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이날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했다.
석유정제업자 등에 대해 6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유류 반출량이 휘발유‧경유는 전년동기대비 115%, LPG부탄은 전년동기대비 120%로 제한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 반출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고시를 위반할 경우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
정부는 매점매석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업부·석유관리원·소비자원 및 각 시·도에서 매점매석 행위 등에 대한 신고 접수를 오는 9월 30일까지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