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림 제공 북한산이 바라다 보이는 마을의 한 부지에 두 가구가 한 건물로 묶인 듀플렉스 회색 집이 있다. 이름도 '그래이집'이다.
직장생활 15년 차, 결혼 7년 차에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파트를 팔아봐야 원하는 땅의 절반만 겨우 살 형편이었다. 건축비는 은행에서 해결해도 나머지 땅의 반이 문제였다. 그때 파트너가 나타났다. 손을 잡은 두 사람은 한 지붕 두 가족이 살 수 있는 듀플렉스 주택을 짓는다.
북한산 아래 마을 공동체를 누리고 산 지 어언 8년. 이 집의 주인은 YTN에서 스포츠 분야 취재를 오래 했고, 주요 시사 프로그램을 맡았던 이경재 기자다.
책은 '집'을 계획했던 '그날'로부터 그래이집을 건축한 후 걸어온 8년의 이야기로, 그간 에피소드와 단상들을 8개 풍경에 나눠 담아냈다. 그리고 각각의 풍경들은 그래이집이 놓여 있는 마을 공동체 속 이웃들과 엮어가는 다양한 일상을 통해 펼쳐진다.
한때 1개 필지에 2세대를 나란히 짓는 '땅콩주택'이라고도 불린 '듀플렉스 홈'에 대한 건축 과정과 터를 잡고 살아가며 이웃과 마을 공동체를 이룬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집을 짓고 아이를 짓는 것은 자신의 삶을 짓는 것과 닮아 있다"고 말한다. 그가 가족과 집, 이웃의 이야기를 일상으로 풀어내고 관찰하는 이유다.
이경재 지음 | 홍림 | 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