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TV토론에서 말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내외의 '후보 사퇴 압박'과 관련해 "내가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알기 때문에 다시 출마하는 것"이라며 대선 완주에 대한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밤(미 동부 표준시간)에 방송된 ABC방송 인터뷰에서 "병적인 거짓말쟁이인 트럼프와는 달리 내가 이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을 인정한 결정 등을 거론하며 차기 대통령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중동 평화 계획을 세우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확대하고, 경제를 부흥시켰다"며 "트럼프 집권 시 경기후퇴가 올 수 있고, 물가 상승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0년 당시에도 동일한 우려가 있었지만, 나는 (트럼프에) 승리했다"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본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하기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후보 사퇴론'이 퍼지는 것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폭망한 TV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믿지 않는다.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후보 사퇴 여론의 주된 이유가 '고령 리스크'라는 점을 들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고 공개하겠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나는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고 어느 누구도 내게 (추가)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며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네타나휴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오늘은 영국 신임 총리와 통화했고, 매일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고 있다"며 국가 수반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첫 TV토론에 대해 "나는 아팠다. 피로했다"며 "하지만 이 모든 잘못은 누구도 아닌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론을 준비했고, 준비돼 있다고 생각했지만 당시는 아주 끔찍한 기분이었다"며 "하지만 통상적인 회의에서는 충분히 듣고 올바른 판단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 녹화 직후 후보 사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퇴 여부는 완전히 배제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서 "지금 약속한다.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사퇴 촉구를 공개적으로 밝힌 민주당 하원의원이 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이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의원들을 모으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ABC인터뷰에서 "견해는 다르지만 마크 워너 의원을 존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