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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주 고집…마쉬 놓친 축구협회의 꽉 막힌 사고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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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거주 고집…마쉬 놓친 축구협회의 꽉 막힌 사고방식?

    제시 마쉬 캐나다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제시 마쉬 캐나다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대한축구협회가 차기 축구 대표팀 사령탑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제시 마쉬 감독 선임이 무산된 이유를 직접 밝혔다.

    축구협회는 22일 홈페이지에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관련 Q & A'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며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후 끊이지 않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선 축구협회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잘 아는 외국인 지도자 선임을 바라는 축구 팬들의 요구에 발맞춰 움직였다.

    유력 후보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즈 유나이티드를 지휘했던 제시 마쉬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 등 검증된 지도자들이 거론돼 기대를 모았다. 특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시절 마쉬 감독의 지도를 받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은 "한국 팬들이 좋아할 만한 감독"이라며 반겼다.

    지난 5월까지 마쉬 감독의 한국행은 유력해 보였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마쉬 감독은 최종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6차 회의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쉬 감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잘츠부르크를 이끌며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리즈 지휘봉을 잡아 팀의 잔류를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끝내 마쉬 감독과 협상은 결렬됐고, 축구협회는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축구 팬들은 축구협회가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하겠다고 큰소리쳤으나, 돌고 돌아 국내 지도자를 선임해 지난 5개월 동안 헛발질만 했다며 비판했다.

    이날 축구협회는 마쉬 감독과 협상 과정에 대해 "(마쉬 감독은) 화상과 대면 면담을 통해 전술적 플랜이나 지도 스타일, 경력 등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1순위로 협상을 진행했다"며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상당히 부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서는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지만 소득세율 등 세금 문제로 협상이 지연됐다"며 "최종적으로 국내 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인천공항=박종민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인천공항=박종민 기자그동안 축구협회는 외국인 지도자 선임 조건으로 '국내 거주'를 강조해 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주로 해외에 머물면서 근태와 관련해 일으킨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반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재임 시절 국내에 거주하며 K리그 관전 등 새 얼굴 발굴에 힘을 썼다. 축구협회는 외국인 지도자에게 이 부분을 강력히 요구했다.

    앞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역시 홍 감독 선임을 발표하며 "(외국인 지도자는) 이전에 불거진 재택근무 논란이 재현될 위험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재택근무' 사례는 한국 축구에 최악의 결과를 안겼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을 이끌고 준결승에서 탈락해 64년 만의 정상 탈환이 좌절됐다.

    외국인 지도자의 '국내 거주' 문제에 예민했던 축구협회는 결국 이 부분에서 마쉬 감독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축구협회의 아쉬운 협상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한국이 놓친 마쉬 감독의 행선지는 캐나다 대표팀이었다. 그는 부임 한 달 만에 캐나다 대표팀을 이끌고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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