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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팬심에 기름 붓나' 축구협회 장문의 변명, 사과는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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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난 팬심에 기름 붓나' 축구협회 장문의 변명, 사과는 無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성난 축구 팬들에 대한 사과는 일절 없었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 동안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의 후보군을 놓고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홍 감독이었다.

    팬들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잘 아는 외국인 지도자 선임을 바랐다. 축구협회도 팬들의 요구에 발맞춰 움직였고, 제시 마쉬 캐나다 감독과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 등 명망 있는 감독들이 후보로 거론돼 팬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돌고 돌아 결국 국내 지도자인 홍 감독을 선임한 축구협회는 지난 5개월 동안 헛발질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울산 HD에서 시즌을 치르던 현역 감독을 데려와 K리그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의 폭로까지 이어져 여론은 더 악화됐다.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실상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 국내 지도자를 내정한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팬들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고 있지만, 축구협회는 사과는커녕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축구협회는 22일 홈페이지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드립니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관련 Q&A'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며 홍 감독 선임 후 끊이지 않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Q&A' 방식으로 설명했다. 결론은 홍 감독 선임이 절차상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먼저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제시 마쉬 캐나다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주로 해외에 머물면서 근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클린스만 전 감독의 사례를 의식했기 때문에 '국내 거주 요건'을 특히 강조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마쉬 감독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홍 감독이 면접 등 절차 없이 선임돼 특혜 의혹을 받는 데 대해서는 "외국인 후보들은 면담 일정이 순조롭게 잡혔고, 두 명의 외국인 후보의 우선순위도 결정하고 계약 조건에 대해 조율도 했다"라며 "다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후보자들이 설명하는 게임 모델 검증이나 전술적 선택들이 대한축구협회의 기술철학과 접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과 달리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 자료를 제시한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 감독은 22페이지의 자료와 경기 영상 16개, 다른 감독은 16페이지 자료를 제시했다"며 "하지만 자료의 양이 감독의 능력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력강화의원회 1차 회의 때부터 위원들이 국내 감독들의 철학과 경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자료를 제출받지 않았다. 초창기부터 국내 사령탑 가운데 1순위는 홍명보 감독이었다"며 "홍 감독은 울산 HD를 4년간 맡으면서 K리그1 2연패를 하는 등의 업적이 있다. 전력강화위원들도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홍 감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이는 지난 5개월 동안 논의를 하면서 후보들을 각각 다른 잣대로 평가했음을 의미하고, 최종 결정은 이임생 이사의 몫이었다는 건 협회 내 절차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모양새다. 축구협회는 이번 해명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보여줬다.

    해명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감사를 확정한 뒤다. 이에 축구협회가 팬들의 비판은 무시하고 문체부의 감사만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19일 홍 감독 선임 파문과 관련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축구협회에 대한 기초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 18일 감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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