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키운 비닐하우스. 서울경찰청 제공대마 불법 재배자와 손잡고 다크웹과 가상자산을 이용해 마약류를 불법 유통한 마약범죄 일당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고향 선후배와 가족끼리 마약 판매 범행을 공모해 범죄조직을 만들고, 수천만 원에 달하는 범죄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총책 이모(46)씨, 대마 재배‧공급책 B(41)씨 등 총 6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이씨를 비롯한 판매자와 매수자 10명은 구속했다.
지역 선후배 또는 친인척 관계 등으로 얽힌 이씨와 B씨 일당 6명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수도권 등지에서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을 통해 구매자를 모집하고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통해 비대면으로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 대해서는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 혐의도 추가됐다.
검거 인원 중 나머지 54명은 이들 일당에게 대마와 필로폰을 공급하거나, 마약류를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마약류 매매대금은 가상자산으로 송금됐고, 충남 야산의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한 대마 또는 국내 상선이 공급하는 필로폰 등이 유통됐다.
대마 공급책인 B(41)씨의 대마 불법 재배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대마초와 생육 대마. 서울경찰청 제공경찰은 지난 5월 30일 B씨의 대마 재배지를 압수수색해 대마초와 생육 대마 등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대마초 17.2㎏(액상 대마 4.9㎏ 포함), 생육 대마 205주, 필로폰, LSD, MDMA, 필로폰‧MDMA 혼합제 등 마약류 6종이 압수됐다. 시가로 따지면 약 26억 8천만 원어치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총책 이씨는 지인으로부터 다크웹 마약류 매매사이트에서 판매자로 활동할 수 있는 계정 2개를 인계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작년 12월 사회 선후배, 사촌 동생과 공모해 마약류 판매 수익을 인원수에 따라 동등한 비율로 나누기로 하고 범행에 착수했다.
범행이 시작된 지난 1월부터는 대마 재배‧공급책, 다크웹 마약류 매매사이트 판매자 계정 관리책, 필로폰 공급책, '던지기' 등 역할을 분담하고 대마와 필로폰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범행을 통해 일당이 벌어 들인 범죄수익은 약 2600만 원으로 파악됐다.
이씨 일당 6명 가운데 4명은 15~20년간 마약범죄를 반복해 저지르며 마약 관련 혐의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마약 전과 또는 투약 이력이 없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에게 마약을 공급한 B씨는 작년 4월 충남 야산에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대마를 불법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는 교도소 동기인 지인을 통해 이씨를 소개 받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대마를 불법 재배한 땅은 B씨 누나의 소유지였다. B씨 누나는 B씨가 대마를 불법 재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묵인하고, B씨가 수사기관의 추적을 당하자 불법 재배된 대마를 자신의 집 안에 은닉해준 혐의를 받아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전과자는 계속해서 마약 범죄를 반복하고 있고, 마약 범죄 전력도 없는 일반인마저 마약 판매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시민 모두가 주변을 잘 살피혀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