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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올림픽에 관중도 '뾰로통'…"펜싱만 보세요"[파리올림픽]

유럽/러시아

    친환경 올림픽에 관중도 '뾰로통'…"펜싱만 보세요"[파리올림픽]

    결국 사고 난 '센강 수영'
    무리한 재활용 올림픽에 개막식도 논란
    그랑 팔레 펜싱은 호평

    연합뉴스연합뉴스
    이번 파리 올림픽의 핵심 컨셉은 '친환경'이다. 개막 전에는 새로운 경기장을 짓지 않고 그랑 팔레, 앵발리드 등 주요 랜드마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림픽 대회 하이라이트인 개막식도 센강을 따라 역대 최초로 야외에서 치렀다. 리옹이나 마르세유 등으로 대회를 분산하면서 예산도 아꼈다.

    하지만 선수들은 계속해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고, 관중들의 반응 역시 극과 극으로 나뉜다. 기대보다 경기장이 예쁘지 않은 데다 경기 일정까지 미뤄진 데 따른 불평이다.

    '똥물' 수영? 3종 경기가 2종 될라

    센강에 입수하는 철인3종 선수들. 연합뉴스센강에 입수하는 철인3종 선수들. 연합뉴스
    당장 큰 고민은 센강에서 경기 일부를 치러야 하는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이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경기가 예정됐던 3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파리시 관계자, 의료팀 등이 모여 긴급 회의를 하고 남자부 경기를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남자부 경기는 이날 오전 8시에 열릴 예정이었으지만 관계자들이 오전 3시 30분에 긴급 회의를 열어 오전 5시쯤 연기를 결정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결정된 만큼 선수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변경된 일정 역시 '센강 수질 테스트 결과'에 따라 다시 늦춰질 수 있어서 혼선은 가중되고 있다.

    '비건 도시락'도 선수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부분이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선수촌 내 식당 메뉴의 채식 비중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 발자국은 개인 또는 단체가 직접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에펠탑 안보이는 에펠탑 경기장…길가다 '길막' 당하기도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공원에 마련된 에펠탑 경기장에서 2024 파리올림픽 비치발리볼 A조 예선 이탈리아와 호주 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공원에 마련된 에펠탑 경기장에서 2024 파리올림픽 비치발리볼 A조 예선 이탈리아와 호주 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오륜기가 설치된 에펠탑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치볼리볼 역시 관객들에게 다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모든 좌석에서 에펠탑이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남성엽(36)씨는 "카테고리 A 좌석(제일 좋은 좌석)만 정면으로 에펠탑이 보였다"며 "측면에서 보거나 아예 에펠탑을 등지고 앉는 좌석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남씨는 표를 예매할 때 안내한 것과 현장 상황이 달랐던 점도 지적했다. 개막식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대부분 개막식 티켓이 100만원 이상이었던 만큼 15만원대에 형성됐던 스탠딩 티켓을 샀는데, 무료로 볼 수 있었던 일부 구역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는 것.

    남씨는 "스탠딩석의 경우엔 사람들이 계속 앞으로 몰려서 압사 당할까 무서웠다"며 "좌석을 예매했던 친구도 결국 전광판만 바라봐야 했다. 다들 영상으로 볼 때는 예쁘다는 뜻에서 '영상용 개막식'이라고들 한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양궁 경기가 펼쳐지는 앵발리드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이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앵발리드는 금빛 지붕과 달리 실내는 평범해서 다른 종목을 보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이현우(25)씨는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우리 선수들 응원만 열심히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은 특히 사이클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73km에 이르는 루트는 몽마르트 지역을 포함해 파리 시내에 펼쳐져 있는데, 경기 중에 통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도로도 통제되면서 현재 도로 상황을 알 수 없게 돼 불만이 커지는 것.

    파리에서 10년째 살고 있다는 김민우(39)씨는 "집에서 나올 때는 괜찮았는데 돌아올 때 갑자기 길이 막혀있었다"라며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잠깐 치워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경기는 진행 중이고 자전거는 뒤에서 오고 있어서 잽싸게 움직여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고 시장이 (환경에 대한) 개인의 신념을 강요하면서 센강 수영부터 각종 논란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아무리 프랑스라도 이런 주먹구구식 진행에 정말 계란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펜싱 경기가 있는 그랑 팔레는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개막식에서 소프라노가 그랑 팔레 지붕 위에서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익숙해진 곳이다. 파사쥬(passage)로 꾸며진 천장 등 내부가 화려해 흔히 '귀족 경기'로 통하는 펜싱과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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