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티메프 '직원 쥐어짜기'로 연명…정글같은 사내문화 화 키웠다

산업일반

    티메프 '직원 쥐어짜기'로 연명…정글같은 사내문화 화 키웠다

    실적 부진 이어지며 경영진 연속 교체
    직원들 경쟁 극심·부서 이동 잦아
    내부 의사 결정은 '깜깜이'로 이뤄져
    임원들 '줄퇴사'…직원들은 상황 인식도 못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는 예고된 참사였다는 업계 안팎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실적 악화로 인해 티메프는 직원들 쥐어짜기에 혈안이 됐고, 내부 의사 결정도 깜깜이로 하면서 티메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원런(임원들이 도망가는 것)'까지 이어지면서 말단 직원들만 온몸으로 유탄을 맞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티메프, 실적 부진 이어지며 직원들 쥐어짜 '탈주' 잦아

    티메프 사태의 중심에 있는 티몬과 위메프는 '탈주'가 비교적 잦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커머스 업계가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적자가 심해졌고 실적 압박이 이어지면서 직원들 관리가 극심해지면서다. 2017년 티몬과 위메프, 쿠팡은 나란히 소셜커머스에서 오픈마켓으로 전환했다. 대대적으로 'MD(Merchandiser, 상품을 관리하는 사람)'를 채용하면서 사업을 키우려고 했던 시기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사업이 성장했지만, 티몬과 위메프는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실적 부진은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이어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업계에서도 철저한 '실적 위주 회사'로 꼽혔다. 2017년 창업주인 신현성 대표를 시작으로, 유한익 대표, 이재후 대표 등 1년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영진이 교체됐다.

    판매자를 관리하는 MD 직원들에게도 압박이 이어졌다. 티메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선 바로 정리해고 당하고 박스에 짐을 싸서 나가는 방식이라면, 여기는 실적이 낮은 직원들을 본부장 직속 TF에 넣어 놓고 아무 일도 안 시킨다"면서 "한 두 달 버티다 자존심 상해 나가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 교수는 "보통 전통적인 유통업계는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부서를 유지시키는 경향이 있다"면서 "티메프는 실적이 떨어지면 부서를 이동시키는 게 잦았고 회사가 직원들을 극심한 경쟁에 내몰았다"고 말했다.
     
    내부 의사 결정도 깜깜이로 이뤄졌다. 임원들 가운데는 이번 티메프 사태를 공유하고 일찌감치 퇴사 한 경우도 있다. 반면 직원들은 당일에서야 사태를 인지했다. 현재 티몬의 경우는 직원들에게 어떤 공지도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다.

    5년 이상 티몬에 재직했다는 A씨는 "지난주부터 정산이 막히자 '정산 이슈는 없다'고 공문까지 주면서 파트너랑 얘기하라고 시켜놓고, 다음 날 바로 지급이 밀린다는 공지가 나왔다"면서 "티몬에 있는 말단 직원들은 이같은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이후 본사 건물을 폐쇄했던 티몬이 피해자들의 현장 점거에 현장 환불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신사옥에 피해자들이 환불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이후 본사 건물을 폐쇄했던 티몬이 피해자들의 현장 점거에 현장 환불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신사옥에 피해자들이 환불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이커머스 불황 속 업계 '직원들 쥐어짜기'

    티메프 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도망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은 과포화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보해 매출을 늘리는 게 불가능해지자 인력 규모를 축소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쿠팡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도 거센 형국이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11번가는 올해 들어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업계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현재 남아있는 아마존이랑 쿠팡처럼 빠른 배송으로 고객들을 유지하는 시장만 남아있는 게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민낯"이라며 "새로운 모델의 이커머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확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