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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잡으려 임대차 2법 없앤다는 尹 정부, 근거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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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셋값 잡으려 임대차 2법 없앤다는 尹 정부, 근거는 있나?

    "전셋값과 임대차 2법 상관관계 불분명…이미 시장에 안착한 제도 폐지 부작용 클 것"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추이. 한국부동산원 제공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추이. 한국부동산원 제공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8% 올라 62주째 상승을 거듭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 지속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급등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갈아타기 수요가 서울 아파트값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셋값 상승세 억제 방안으로 '임대차 2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임대차 2법은 세입자에게 최초 계약 2년에 갱신 계약 2년을 더해 4년 거주를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가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도입된 임대차 2법은 지난달 31일로 시행 꼭 4년을 맞았다.

    현 정부는 임대차 2법 폐지 추진 사유로 '임대차 2법이 오히려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임대차 2법에 따른 4년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이 새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그간 최대 5%로 상승이 억제됐던 임대료를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62주간 6.85% 올랐지만, 직전 49주간은 19% 급락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지난 5월부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대차법 원상 복구' 등을 언급하며 임대차 2법 폐지 불씨를 댕기더니 최근에는 대통령실까지 나서 폐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주장대로 임대차 2법과 전셋값 상승은 뚜렷한 인과관계가 있는 걸까?

    광수네복덕방 이광수 대표는 "임대차 2법이 전셋값을 올린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상식적으로, 계약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줄인다고 전셋값이 내려가겠냐"고 반문했다.

    이광수 대표는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2주 연속 올랐지만, 그 직전에는 임대차 2법이 시행 중임에도 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62주 연속 상승하면서 누적 상승률 6.85%를 기록했다.

    그런데 2022년 6월 둘째 주부터 지난해 5월 셋째 주까지 49주 동안은 하락을 거듭하며 무려 19.00%나 추락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진정으로 전셋값 안정을 원한다면 임대차 2법을 폐지할 게 아니라 임대료 인상 폭 제한 기간을 더 늘리는 등 세입자 권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지하려 했다면 전셋값 대폭 하락했던 지난해 했어야"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팀장은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셋값 급등기와 급락기를 모두 겪은 만큼 임대차 2법은 이미 부동산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해 팀장은 시행 4년간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적응을 마친 제도를 갑자기 폐지하면 부동산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윤지해 팀장은 '거주 기간 2년+2년'과 '임대료 상한 5%'로 경직된 현행 임대차 2법을 미세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협의를 통해 거주 기간은 2년+1년이나 3년+3년 등으로, 임대료 상한은 1~10% 등으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임대차 2법 폐지 추진 시점에도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임대차 2법을 폐지하고자 했다면 전셋값이 대폭 하락해 세입자가 더 싼 전세로 옮기기 위해 계약 갱신을 거부하던 지난해 했어야 마땅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한창 오르고 있는 지금 임대차 2법 폐지를 밀어붙인다면 세입자들의 거센 저항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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