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반이스라엘 시위에 참여한 신와르. 연합뉴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62)를 최고 정치 지도자로 선출했다. 지난달 31일 기존 정치 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사한 지 엿새 만이다.
하마스는 6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성명에서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정치국장으로 선출돼 순교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뒤를 잇게 됐다"고 밝혔다. 정치국장은 하마스의 외교활동과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신와르는 1962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난민촌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에는 1987년 창립 때부터 참여했으며 1989년 이스라엘 군인 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스라엘 감옥에서 22년을 복역하고 2011년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뒤 하마스 군사조직 책임자가 됐다. 이후 신와르는 2017년부터 가자지구 지도자를 맡아 왔다.
특히,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한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대규모 공격 작전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하마스 관계자는 신와르 최고지도자 선출을 두고 "하마스가 저항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점령자(이스라엘)에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신와르 선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SNS를 통해 "하마스가 하니예 후임 지도자로 테러리스트 신와르를 임명한 것은 그를 하루빨리 제거하고 이 사악한 조직을 지구상에서 없애야 한다는 또 다른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신와르에 대해 40만달러(약 5억5천만원)의 현상금을 건 바 있다.
하마스 내 강경파가 최고 정치지도자가 되면서 중동 내 확전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P 통신은 신와르가 새 정치국장이 된 것에 대해 "하마스 내 강경파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살생부 맨 위에 올려놓은 그가 선택된 것에 자극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아랍권의 알자지라 방송 또한 "이스라엘의 암살 대상 1순위인 신와르가 모든 결정과 협상에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됐다"며 향후 휴전 협상이 난항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