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망상에 시달리다 고등학교 시절 교사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 한 2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11일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40대 교사 B씨를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교사였다.
그는 학교에 침입해 약 30분간 기다리다 B씨를 만나자 흉기를 수차례 휘두른 뒤 도주했으나 3시간여만에 붙잡혔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A씨는 우울증과 조현병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재학 시절 B씨를 비롯한 교사들이 자신을 집단으로 폭행, 추행하는 등 괴롭혔다는 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에 A씨는 2022년 여름 무렵부터 그들을 법적으로 처벌받게 하거나 복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모교 교사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대전 소재 고등학교 홈페이지의 교직원 명단을 검색해 B씨가 근무하는 학교를 알아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8년을, 2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10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함께 부과받았다.
2심 법원은 A씨가 피해망상 탓에 범행했고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살해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바탕으로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에 따라 형을 줄였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징역 13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