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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23개 공공주택지구 철근 누락 '순살아파트' 부실 확인

통일/북한

    무량판 23개 공공주택지구 철근 누락 '순살아파트' 부실 확인

    감사원, LH 감사결과 공개
    16개 지구 설계단계, 7개 지구 시공단계에서 철근 누락
    LH 관리 부실로 철근 누락 순살아파트 부실 초래
    LH와 전관업체 유착…상품권 수수에 골프 향응
    감사원, LH 직원 등 5명 검찰수사요청

    지하주차장 보강 공사 중인 아파트. 연합뉴스지하주차장 보강 공사 중인 아파트. 연합뉴스
    주차장 붕괴로 '순살 아파트' 논란을 일으킨 인천 검단아파트처럼 무량판 구조공법이 도입된 LH의 102개 공공주택사업지구 중 23개 아파트 지구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여기에는 LH의 관리·감독 부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LH는 전관 업체에 벌점을 부과하지 않는 등 다양한 특혜를 제공하고, 반면 LH 직원은 전권업체로부터 상품권 수수와 골프 해외여행 등 각종 향응을 제공받는 유착관계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8일 이런 내용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관 특혜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량판 구조공법은 수평 보 없이 기둥으로만 하중을 견뎌야하기 때문에 슬래브 시공을 할 때 바닥의 철근 사이를 튼튼히 감아주는 '전단보강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의 주차장 지붕 붕괴사고를 계기로 감사원이 LH 감사를 하며 무량판 구조공법이 적용된 102개 지구를 살펴본 결과 16개 지구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나머지 7개 지구는 시공 단계에서 철근, 즉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감사원은 "LH는 구조지침과 구조도면 비교를 통해 부실시공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는 등 구조설계 감독업무를 태만하게 했을 뿐 아니라 시공사 등에 전단보강근의 설치 필요성을 충분히 전파하지 않아 시공오류를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 아파트는 무량판 방식 기둥 302개 중 126개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민 기자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 아파트는 무량판 방식 기둥 302개 중 126개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민 기자
    LH는 또 구조계산과 구조도면을 함께 작성해야 설계오류를 피할 수 있는데도 건축사무소가 양자를 분리해 하도급을 주는 것을 승인해 부실과 오류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무량판 부실시공 23개 지구 중 LH로부터 정식으로 구조도면 하도급 승인을 받은 설계 사무소가 직접 도면을 작성한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무소는 하도급 대금을 실제 지급액보다 많이 지급한 것처럼 은행 거래 명세를 변조해 LH에 제출하고, 하도급업체에 지급한 돈 일부를 되돌려 받기도 했다.
     
    이처럼 건축사무소 등에 대한 LH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LH 출신이 가 있는 전관업체와는 각종 유착 실태도 확인됐다. 
     
    LH는 전관업체의 설계 오류를 확인하고도 벌점을 부과하지 않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관 업체에는 오히려 품질우수통지서를 발급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 
     
    LH와 전관 업체 간에 임의로 예정 가격을 산정하거나 관련 규정 요건에 맞지 않는 데도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적발됐다.
     
    특히 건설 현장 감독자 A씨의 경우 직무와 관련한 전관 업체로부터 8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이를 명품가방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자의 경우 합계 천 만 원 이상의 현금에 대해서는 재산등록을 하고 매년 변동 사항을 신고하도록 규정돼있으나,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0회에 걸쳐 현금 4560만원을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면서도 자금출처에 대한 소명을 거부했다. 
     
    지난 2019년부터 4차례에 걸쳐 직무관련 업체 대표와 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등 해외 골프여행을 하고도 부서장에는 보고를 하지 않기도 했다. 
     
    또 다른 LH 현장 감독자 3명도 지난 2021년부터 3년 동안 직무 관련 전관업체 임원과 30여 차례 골프를 치면서 할인혜택과 식사 등의 향응 접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무량판 구조 시공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을 태만히 한 LH 관련자 24명에 대해 문책 또는 주의를 요구했다. LH 승인 없이 무량판 구조설계를 부당하게 하도급한 17개 건축사무소에 대해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회원제 골프장 할인 등 금품·향응을 수수하였거나, 전관 업체와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관련자 9명에 대해서도 문책하거나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LH 전·현직 직원 각 1명과 업체 소속 민간인 3명 등 총 5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7개 민간 업체에 대한 수사 참고 자료도 함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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