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 영향으로 6% 넘게 급락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사이드카가 발동됐던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가 장중 8% 넘게 하락하면서 오후 1시 56분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데 이어 코스피도 오후 2시 14분 기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류영주 기자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의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13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가 290포인트까지 상승하면서 2900을 터치했는데, 여기에는 과잉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2026년 실적까지 선반영하면서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이후 4분기부터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상반기 같은 상승세를 보여주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지난 5일 하루 만에 8.77% 하락한 것도 선행 EPS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숏(하락) 베팅이 늘어나면서 외국인의 1조 5천억원 순매도에도 주가가 한때 10% 넘게 빠졌다는 것이다.
주가 반등 시점은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노 연구원은 "코스피가 8% 이상 하락한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하는 데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의 시차가 걸렸고, 이 시점은 9월 FOMC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해야 추세적 전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렵다고 보고 코스피 지수 밴드를 2500~2750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미국의 수출규제 확대에 앞서 미리 반도체 등을 수입했을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소비 부진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노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성장주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가치주가 필요 이상으로 저평가를 받았고, 이게 주가의 멀티플을 끌어내렸다"면서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정책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희토류, 헬스케어 등 4가지 전략자산에 대한 중국의 경쟁력을 압살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흐름을 견고히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희토류를 제외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