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이 이어진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반년을 넘긴 전공의 공백에 코로나19 재유행이 맞물리며 응급실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응급의학회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응급의료분야 현안 개선을 위한 학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긴급 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989년 창립된 응급의학회는 국내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 2766명이 소속된 해당 분야 대표 학술단체다. 학회는 지역별 최종치료를 담당하는 일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와 대학병원 등에서 연쇄적으로 '24시간 응급의료 제공'에 빈틈이 생기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응급의학회는 전국 어디서나
급성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각 119구급대가 수용해 전문심장소생술과 이후 전문처치를 시행할 수 있는 진료역량 및 의지를 가진 병원들의 명단을 조사해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응급실 뺑뺑이' 등 국민들이 응급의료 시스템에 지닌 불안과 공포를 잠재우고, 기존 체계가 유지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현장에서 분투 중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체감하는 시·도별 응급의료 현황을 파악해 정치권과 대책을 강구한다. 정부 당국 및 국회와 함께 학술적 근거를 기반으로 다양한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을 열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응급의료체계 유지 방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비상진료체계' 아래 시행 중인 응급의료 관련 수가의 한시적 제도화를 상시화할 수 있도록
응급의학과 전공의·전임의 수련보조수당 지급 등의 실질적 대책도 정부에 적극 촉구하기로 했다.
대한응급의학회 이사회. 학회 제공이번에 꾸린 특위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한 김인병 이사장(명지병원 의무부원장)은 "현재 국민들께서 느끼고 계실 응급의료에 대한 불편과 불만, 불안에 깊이 공감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해온 응급의료 분야의 실질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1418명에서 1502명으로 늘었으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같은 과 전공의 약 500여 명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이를 두고 "이전과 동일한 형태의 진료를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최근 응급실 방문 환자의 약 44%는 경증·비응급 환자다. 이 환자들을 동네 병·의원으로 적절히 분산할 경우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응급실 가동 일시중단 등 진료 차질을 빚었던 응급의료기관 역시 이미 복구가 됐거나(충북대병원·속초의료원), 곧 정상화 예정(순천향대천안병원·단국대병원)인 만큼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