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인구감소로 고심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지난 70여년간 유지돼온 정년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자리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청년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10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정년 연장 문제를 논의했다.
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법정 퇴직 연령의 점진적 연장 시행에 관한 결정 초안을 검토용으로 제출하겠다는 국무원(행정부 격)의 제안을 심의했다.
중국은 지난 7월 열린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정문을 통해서도 정년 연장을 자발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년 연장의 구체적인 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1950년대부터 유지돼 온 정년 연령(화이트칼라 남성 60세, 여성 55세, 블루칼라 여성 50세)을 단계적으로 연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이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저출생, 노령화로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생산인구를 확보하고, 동시에 연금지급이 늦춰지며 연금 재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 9697만 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1%에 달했다. 중국은 2021년에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에 진입하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35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4억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인 '고도 노령화'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사회문제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가 정년 연장의 걸림돌이다. 지난 7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17.1%을 기록하며 전달에 비해 3.9%p나 치솟았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사상 최대인 1179만명의 대졸자가 취업시장에 풀렸지만 고학력 구직자들이 원하는 고임금의 안정적인 일자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7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