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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을볕 '태양광' 급증이 반갑지 않다?

산업일반

    뜨거운 가을볕 '태양광' 급증이 반갑지 않다?

    전력 공급 많아도 문제?…수요와 공급 균형이 가장 중요
    공급과잉 문제…"최근 두드러진 현상"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협조 필요…원전 탄력운영, 송전망 확대 등도 같이 가야

    태양광 발전. 연합뉴스태양광 발전. 연합뉴스
    가을철 뜨거운 볕에 태양광 발전이 활발해지는데 이 시기, 오히려 에너지 당국의 고심이 깊다. 가을볕에 태양광 발전은 늘어나지만 날이 선선해지면서 전력수요가 줄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전력 부족이 문제였다면 가을철에는 전력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름철 유용한 태양광, 가을에 '복병'?

    태양광 설비는 2013년 1.0GW(기가와트)에서 올해 기준 약 31GW로 최근 10년 동안 원전 30기 규모에 해당하는 만큼 확대됐다. 늘어난 태양광은 여름철 피크 시즌에 전력 공급에 상당한 도움을 줬지만, 선선해진 날씨로 전력수요가 줄어드는 가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안정적 전기 공급은 특정 주파수(국내 정격치 60Hz) 유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력 수요가 더 많거나 적으면 특정 주파수가 유지가 어려워 진다. 이 경우 발전기 연쇄 고장 등으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정전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전력당국의 수급 관리가 여름철 전력 부족에 대한 대응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봄·가을철 '공급과잉'도 계통 안정성을 위협하는 이슈로 대두 되고 있다.  

    공급과잉 문제는 최근 2~3년전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으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봄·가을철 전력계통안정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석연휴 직전인 13일 전력수급 안정화 점검회의를 열고 예기치 못한 기상 상황 변동시 시행할 조치사항들을 점검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공급과잉 '일회성' 아닌 '반복' 될 문제

    과거와 달리 최근 가을철 공급과잉이 문제가 된 건 '공급'과 '수요' 측면의 변화가 모두 영향을 줬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태양광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이 크게 늘어났는데, 태양광은 기상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해 전기공급의 불확실성을 높인 측면이 있다.

    여기에 더해 연중 최저 수요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2022년 최저수요는 41.4 GW에서 지난해 38.4 GW, 올해 38GW로 최저 수요가 낮아지는 추세다.

    AI발전 등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별개로 봄,가을철 날씨에 의한 전력수요 급감, 주 52시간 정책 등에 의해 산업체의 휴일 작업률이 크게 줄어드는 등 노동환경 변화 등이 최저수요를 낮추고 있다.   특히 명절 등 연휴기간 동안 공장 가동 중지 등으로 인해 수요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

    더불어 또 자가소비용으로 설치한 태양광 발전량이 커지면서 한전에 구매하는 전력도 줄어 수요나 발전량 예측도 어려워졌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확대 됨에 따라서 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지고 노동환경 등의 변화로 수요의 변동폭이 갈수록 커지고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속, 공급과잉 문제는 앞으로 계속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재생에너지를 먼저 도입한 유럽 등에서는 인접한 옆 나라 등에 전력을 되파는 식으로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전력망은 주변국과 분리돼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산업부는 이렇게 고립된 상황을 "전력 수급 불균형을 국내에서 해결해야하는 계통섬(島)"에 비유해 설명했다.

    저장장치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막대한 비용 등으로 현재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출력제한'이다. 다만 이에 따른 보상책이 없어 발전 사업자들의 반발이 크다.

    이 때문에 계통안정화라는 목적을 위해 태양광 사업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낼 방법을 찾는 게 전력당국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이미 같은 문제를 겪은 외국의 경우에는 경부하 시기(수요감소)에 태양광 발전기의 출력을 끄도록 요청하는 것에 서명을 해야 발전사업자 허가가 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1년 내내 출력제한을 하는 게 아니고 봄 가을에 국한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태양광 사업자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태양광 에너지의 경직성을 보완하기 위한 원전의 탄력 운영, 송전선 확대 등도 같이 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기존 원전의 탄력 운전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하고, 전력 저장도 늘려야 한다. 더불어 송전망 확대 등 모든 정책의 균형을 맞춰 마련야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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