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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사망' 가해자들 '동료 훈련병 합의 시도' 주장 나와

강원

    '훈련병 사망' 가해자들 '동료 훈련병 합의 시도' 주장 나와

    핵심요약

    생존 훈련병 A씨, 국선변호인 해임
    A씨 법정서 "사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
    "가해자들 피해 훈련병들에게 합의 요구 반복" 주장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강모씨가 지난 6월 2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구본호 기자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강모씨가 지난 6월 2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구본호 기자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무리한 얼차려로 쓰러져 숨진 박모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은 생존 훈련병들에게 가해자 측이 반복적인 합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함께 얼차려를 받았던 피해 훈련병은 사과조차 없는 합의 요구를 거부했음에도 재차 가해자 측의 합의 요구를 전달한 국선변호인을 해임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10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숨진 박모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은 훈련병 A씨(현재 일병)는 최근 국선변호사를 해임하고 군인권센터 상담 지원에 따라 박 훈련병 유가족 측 법률대리를 맡은 강석민 변호사를 선임했다.

    A씨는 사건 전날인 지난 5월 22일 밤 12사단 신병교육대 생활관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던 부중대장 남모(25·중위)로부터 지적을 받았고 이튿날 박 훈련병 등 5명과 함께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받았다.

    A씨는 지난 8월 27일 중대장 강모(27·대위)씨와 부중대장 남씨의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A씨는 가해자들와 분리 조치를 원해 별도의 공간에서 비대면 증인 신문을 진행했으며 그는 "생활관에서 자고 있는데 부중대장님이 들어와서 갑자기 일어나라고 한 뒤 다음날 군기훈련을 받게 됐다"고 증언했다.

    피고인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며 증인 출석 당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얼차려 사망사건과 관련해 숨진 박 모 훈련병의 유가족과 피해자 법률대리인 강석민 변호사,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등이 발언하고 있다. 구본호 기자육군 12사단 훈련병 얼차려 사망사건과 관련해 숨진 박 모 훈련병의 유가족과 피해자 법률대리인 강석민 변호사,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등이 발언하고 있다. 구본호 기자
    사건 발생 이후 가해자 측은 A씨를 비롯한 생존 훈련병 5명에게 반복적인 합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 훈련병들에 대한 피해자 법률대리를 맞고 있는 국선변호사는 지난 8월 27일 2차 공판 당일 증언을 앞둔 A씨를 처음으로 찾아와 가해자 측에서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으나 A씨는 '사과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 얘기는 부적절하다'며 거부했다.

    가해자들은 국선변호사를 통해 중대장 300만 원·부중대장 500만 원의 합의금을 각각 제시했으나 A씨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A씨 가족에게 연락해 가해자들이 합의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가혹행위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생존 훈련병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혀 놓고 사죄와 반성, 합당한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 죄를 덜 생각만 하고 있는 가해자들이 마땅한 죗값을 치를 수 있도록 거부했음에도 계속 합의 요구를 전달해 왔다"며 국선변호인 해임 이유를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A씨의 PTSD 진단 사실에 대한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학대치사죄만이 아닌 학대치상 혐의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A씨 뿐 아니라 다른 생존 훈련병들 역시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심리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의 회복과 치유, 가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검찰이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이러하니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매번 마주치는 박 훈련병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죄 한번 하지 않고 뒤로는 생존 훈련병들에게 터무니 없는 합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촉구했다.

    가해자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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