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장기화시키고 있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우리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지켜내기 위한 연대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인도, 재건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남중국해에서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자리에서 러·북 군사협력과 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 문제 등 민감한 외교 사안을 언급한 것이다.
EAS는 아세안+3을 확대한 별도 대화 포럼으로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미국, 러시아가 회원국이다. 다만 이번 회의에 러시아와 중국의 정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참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오로지 정권의 안위를 위해 주민의 민생과 인권을 탄압하고, 핵으로 같은 민족을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동북아시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평화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8·15 통일 독트린은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의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며 "북한 땅에 자유의 기운을 불어넣고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을 널리 알리며 한반도의 자유·평화·통일을 모색해 나가는 길에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 분쟁에 대한 EAS의 역할을 촉구하며 "미얀마 분쟁 사태는 문제 해결 역량의 시험대로, 아세안의 합의에 따라 즉각 폭력이 중단되고 모든 당사자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미얀마의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해 올해 23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은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 안보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해소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