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의 중국어 번역판 표지. 펑파이 홈페이지 캡처중국에서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한 학자가 쓴 한강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론이 화제다.
한메이 북경외국어대 아시아학원 교수는 20일 중국 주간지 차이신에 쓴 평론에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한강의 수상은 결코 완전한 우연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한강이 노벨상을 받은 첫 아시아 여성 작가가 되자 많은 사람이 뜻밖이라고 했고, 노벨문학상이 변화 중임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 교수는 "그가 올해 54세에 불과해 역대 노벨상 수상자 평균 연령 65세에 비해 확실히 젊은 세대에 속하긴 하지만 한강의 문학 창작 기간은 벌써 30년이 됐고 성과 또한 그에 못지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에 대해 "여성 작가 특유의 세심함과 민감함으로 한국인이 가정과 사회에서 처한 곤경과 겪어온 상처를, 그리고 그들의 불행과 고통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정치적 각도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던 전통을 깨고 더 보편성을 가진 인간성에서 출발해 사건의 성격을 해석하려 했다"고 평론했다.
한 교수는 "(한강의) 소설들에는 신기한 힘이 있어 책을 덮은 뒤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라며 "한강의 문학은 끊임없이 변화해왔고 '젊은' 한강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 나아가 아시아 문학이 구미 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더 많은 아시아 작가가 구미 독자의 시야에 들어갈 것이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사회과학원 외국문학연구소 둥천 조교수도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문학 열풍이 불게 될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도 한강의 소설은 중국에서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중국 국립중앙도서관의 전국 845개 도서관 대출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대출율 2위를 기록했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흰 ' 등 한강의 작품 6편이 중국어판으로 출간됐으며 '소년이 온다 ' 등 미번역 작품들도 조만간 중국어로 번역돼 중국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