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혐오 논란과 이를 규탄하는 이용자 이탈로 웹툰 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웹툰 시장 포화와 해외 실적 저조까지 겹치며 사업 철수 등 몸살을 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웹툰 플랫폼 코미코를 운영하는 NHN은 2014년 진출한 대만 웹툰 서비스 '포켓코믹스' 철수를 최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NHN타이완 법인을 철수한 NHN은 대만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 서비스를 철수하거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 조정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한 NHN은 지난해 7월 태국 코미코 법인을 키다리스튜디오에 매각했고, 9월에는 독일에서도 웹툰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소 웹툰 플랫폼들이 동남아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 규모의 대형 플랫폼들은 한국을 기반으로 일본과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5월 프랑스 유럽법인 철수를 결정하고 9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동남아 시장 거점인 인도네시아와 대만 사업 정리에 나선 상태다.
카카오엔터 제공 이들 웹툰 플랫폼들이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펜데믹을 기점으로 웹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동남아의 경우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AI 제작 웹툰이 성행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와 일본, 프랑스를 제외하면 만화 시장이 크지 않고 문화적 차이와 디지털 콘텐츠 수용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시장 확대를 모색했던 네이버웹툰도 유럽법인 설립 추진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나스닥 상장 공모가(21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10~11달러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2분기 4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천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주주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이 없다면 각종 리스크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 심화 등 이용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던 찰나 여성 혐오 웹툰을 방관했다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이용자 이탈까지 부추기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 내 월 유료 이용자(MPU) 수는 370만명으로 전년 동기(400만명) 대비 7.3% 감소했다. 이용자 한 명의 월평균 결제액(ARPPU)도 전년 동기 8.3달러 대비 9.9% 감소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세계 퐁퐁남' 혐오 논란 이후 네이버웹툰의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안드로이드 기준)는 지난달 초 220만명대에서 지난달 말 200~210만명대로 줄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웹툰 플랫폼들이 무료보기·미리보기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중소 플랫폼들은 성인물 웹툰을 내세우며 결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신규 유입 요인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만화·웹툰 시장의 콘텐츠 장르 다양성과 불법 복제·유통 근절, 인식 개선 등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