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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논객 이철희가 말하는 '성공한 탄핵 vs 실패한 탄핵'

책/학술

    정치 논객 이철희가 말하는 '성공한 탄핵 vs 실패한 탄핵'

    메디치 제공 메디치 제공 
    최근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의 입에서 '탄핵'이 흔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주의 제도가 뿌리내린 이래 탄핵의 일상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목격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정사에서도, 세계 헌정사에서도 한 국가의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탄핵이 시도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예외적인 사례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 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선언으로 대통령 탄핵이 확정되었다. 연인원 1700만 명이 모인 촛불집회의 민의를 반영한 결과였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또다시 탄핵을 입에 올리고 있다. 대통령의 운명을 놓고 한쪽에서는 탄핵으로 위협하고, 다른 쪽에서는 탄핵은 사기라고 방어한다.

    탄핵은 헌법이 규정한 국민 주권의 정당한 표출과 선택권이기도 하지만, 탄핵론으로 인한 만성적인 국론 분열과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의 동전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정치 논객이자 방송인,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정치권에서의 굵은 잔뼈를 자랑하는 저자는 책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통해 우리 헌정사에 뚜렷한 생채기를  남긴 한국의 대통령 탄핵의 분기점을 날카롭게 들여다 본다.

    저자는 탄핵제도를 역사적·이론적 측면에서 조망한 후 미국의 트럼프를 비롯한 해외의 탄핵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후 한국의 생생한 두 탄핵 사례를 비교·분석하면서 현 탄핵 정국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한국의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을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탄핵에 관한 전 세계 연구자의 이론과 해외 사례를 살펴본 저자는 두 개의 장에 걸쳐 한국의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례를 상세히 비교·분석한다. 두 차례의 탄핵은 모두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일 때, 여소야대일 때, 대통령이 국회와 대립할 때 발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서로 달랐다.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 한 명은 청와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탄핵당해 청와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2017년 민주주의 이력 30년에 불과했던 나라에서 대통령이 탄핵으로 쫓겨난 것이다.
       
    이러한 탄핵의 일상화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목격되는 현상이다. 한국은 이미 두 차례 대통령 탄핵을 시도한 나라다. 하지만 한 국가의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탄핵이 시도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 만큼 지극히 예외적인 사례다. 그만큼 초유의 사태고, 자칫하면 해당 국가의 민주주의를 혼란으로 내몰 수 있다. 탄핵이 수시로 이뤄졌던 남미는 만성적인 정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 탄핵 사례는 한 번은 실패, 한 번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두 탄핵 사례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두 가지 모순을 드러낸다. 저자는 탄핵이라는 극단적 조치가 동원될 정도로 민주주의가 미성숙하다는 사실과 탄핵이란 합법적 처방을 통해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정도로 민주주의가 성숙하다는 점을 짚어낸다.
     
    대통령의 독선과 낮은 인기, 영부인과 채 상병 사건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대형 스캔들로 비화할 수도 있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등장, 과반을 크게 웃도는 야권의 의석 점유율, 특검과 탄핵 청문회에 대한 여야 간의 날 선 대치,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등 한국 민주주의는 탄핵 정치의 한복판에 있다고 지적한 저자는 정치공학적인 측면과 노도와 같은 민심이 과연 어느 길을 따를 것인지 주목한다.

    이철희 지음 | 메디치 |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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