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 산모의 몸은 평소보다 더 많은 영양소와 에너지가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마음껏 먹자니 산모가 먹는 음식이 아기의 신체 발달과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임신 중인 산모는 어떤 음식을 섭취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요리하는 의사'로 알려진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황인철 주임과장은 CBS 노컷비즈 실컷 '의사결정'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산모가 고민이 많고 힘들면 태아도 똑같이 힘들고 산모가 즐거운 태아도 즐겁다"고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꼭 먹지 말아야 할 것만 빼고 나머지 음식들을 편하게 즐기듯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신 초기 입덧이 심하다면 속이 편한 음식 위주로
임신 초기라고 할 수 있는 12주 정도까지는 입덧으로 고생하는 산모들이 많다. 소화도 잘되지 않고 구역질까지 동반해 매우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임신 초기에는 입덧 증세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산모가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황 주임과장은 "초콜릿이 편하다면 초콜릿을, 빵이 편하다면 빵을 먹어도 괜찮다"라며 먹을 때 거부감이 없는 음식을 찾는 것이 좋다. 간혹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거나 또는 건강한 음식을 안 먹게 된다고 걱정하는 산모들이 있는데, 실제로 웬만한 상황에서도 아기는 산모를 통해 필요한 영양을 잘 흡수하고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산모는 억지로 음식을 먹기보다 입맛이 당기는 음식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공복일 때 입덧은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에 공복이 되지 않도록 음식을 조금씩 먹어 두는 것은 입덧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신 중기에는 체중 관리와 균형 잡힌 식단 중요
임산부가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입덧도 사라져 식욕도 돌아오기 때문에,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들이 많다. 물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은 좋으나 이럴 때도 항상 체중 관리를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 '산후 비만'이 급증하고 있고, 체중이 급증하게 되면 임신 후기에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의 양을 늘리는 것이 좋다. 신선한 채소와 살코기, 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음식을 추천한다. 또한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산모의 몸에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 후기는 소식+다식 추천
임신 30주가 지나게 되면 임신 후기에 접어드는데, 태아가 자라고 자궁이 커지면서 위를 압박해 소화 기능이 약 30~40% 저하된다. 황 주임과장은 이 시기에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소량씩 자주 먹는 소식·다식 방법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평소 식사량을 반으로 줄여서 먹고 나머지 반은 나중에 중간중간 간식을 먹는다는 느낌으로 먹는 것이 소화에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고기나 딱딱한 고형식보다는 부드러운 부위, 또는 부드럽게 조리된 음식,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날것이나 커피 먹어도 되지만 늘 주의해야
황 주임과장은 산부인과에서 근무하면서 임산부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두 가지가 '임산부인데 회 먹어도 되나요?'와 '임산부인데 커피 마셔도 되나요?'라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신선한 회'라면 임산부가 섭취해도 큰 문제가 없다. 또 요새는 음식점이나 사회적으로 위생 관념이 좋아졌기 때문에 대체로 큰 문제가 없는 편이다. 다만, 회가 부패하기 쉽고, 비브리오 패혈증 등의 위험이 있는 더운 여름에는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고래회충(아나사키스)의 위험이 있는 오징어회 등도 섭취를 주의하는 것이 좋다. 커피 역시 임산부가 마셔도 되지만 과도한 양을 마시게 되면 카페인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커피도 하루 한 잔으로 제한하거나 카페인이 적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음주, 흡연 임산부에게 위험한 약 복용은 금물
임신 도중에 간단한 맥주 한잔 정도의 음주가 가능할까? 정답은 '안 된다'이다. 아무리 적은 양은 음주도 임산부와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도중에 술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또 흡연 역시 좋지 않기 때문에 흡연자라도 금연을 권장한다. 간접흡연 역시 임산부에게 좋지 않으므로, 남편이 흡연자라면 임신 도중에는 흡연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임산부에게 치명적인 약들을 잘 못 복용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많다. 반드시 약을 처방 받을 때는 의사에게 임산부임을 고지하고 처방을 받아야 하며 약 복용 시, 설명서나 약품 검색을 통해 꼭 임산부가 먹어도 되는 약인지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