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합뉴스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우선주의'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전자 부품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와 전기차 등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 정책이 대거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달리 대중(對中) 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부품 업체들의 미국향(向) 납품 확대에 따른 경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내각 참여가 확정된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의 영향으로 자율주행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수혜도 기대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년 만에 다시 맞게 된 트럼프 시대를 앞두고 기업들이 새 정부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산업은 조심스럽게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전자부품 업계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관세 60%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산 부품 탑재를 확대하고 있는 애플 등 한국산 부품을 탑재하는 기업들이 다시 한국 기업들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이노텍 등 국내 업체에서 카메라모듈을 공급 받아온 애플은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코웰전자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했고, 이에 따라 관련 부품에 대한 원가 인하 압박이 거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중제재가 강화되면 이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전자 기기도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1기' 당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의 지식 재산과 기술이 포함된 경우,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대해서도 중국 부품 및 소프트웨어 공급 차단, 판로 제한 정책을 폈었다. 이후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2년 만에 82% 급감한 전례를 감안하면 유사한 정책과 이에 따른 시장 변화가 전망된다.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산업도 일론 머스크 발(發) 이익을 계산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테슬라'를 앞세운 자율주행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카의 자국 내 판매와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 예고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국내 전장 업계엔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커넥티드카는 통신 네트워크에 연결돼 자율주행 등 다양한 IT(정보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이다. 현재 미국 도로를 운행하는 최신 차량 대부분이 커넥티드카다.
법무법인 율촌은 미국 대선 이후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의 대중 봉쇄 정책으로 반도체를 비롯해 후방산업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고, 삼일PwC 경영연구원도 "미국의 제조업 공동화에 따른 강점에 있는 기술이나 부품은 수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이 있지만 기회 요인도 있다"며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