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왼쪽)·명태균씨. 윤창원·류영주 기자 "명태균 씨가 자기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면서 처음 여론조사를 들고 찾아왔을 때 한 번 만났어요. 그런데 여론조사가 이상하더라고,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갑자기 발끈 하더라고요. '여론조사에 대해 네가 뭘 아느냐'고…서로 목소리가 높아졌고 크게 다퉜습니다."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에 몸 담았던 한 핵심 관계자는 명 씨가 여론조사를 들고 찾아온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 당시를 구정 연휴가 지난 직후로 기억했다. 당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협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이었다.
다툼이 있고 나서 명 씨와 선거캠프는 서로 관계가 단절됐다. 이 관계자는 "선거캠프에서 명 씨를 본 사람이 없다. 13번이나 여론조사했다는데 누구한테 보여줄려고 만든건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시 명 씨가 여론조사를 통해 오 시장의 당선을 도왔다고 주장하지만, 초기에 선거캠프가 명 씨와 관계를 끊어 여론조사 내용을 전달 받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21일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명 씨가 최초에 선거캠프에 방문해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캠프 보좌진과 충돌이 있었다"고 이를 확인했다.
그러면서 "최초 방문에서 설명받은 자료를 제외하고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를 공표든 비공표든 일체 받거나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특보는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 모씨가 명 씨 여론조사와 관련해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명 씨와 김 씨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라며 "후보는 물론, 선거캠프 관계자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로(raw) 데이터를 후보 측에 건넸다는 강혜경 씨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당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식은 100% 무작위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 기관도 상호 검증방식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 오 시장도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명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참모들에게 '더 이상 이 분을 만날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후로 만남은 이어지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도 "(명 씨는) 오세훈이 정치 공백기가 길어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자기가 도와서 이겼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20년 10월 16일자 주간조선 여론조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해) 처음 나온 것인데 오세훈 24.6%, 안철수 18.4%, 박주민 10%, 박영선 9.6% 이렇게 쭉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명 씨 주장과 달리 처음부터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앞섰고,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도 단일화하지 말라는 입장이었는데 명 씨가 굳이 단일화의 판을 짤 이유도 없었다는 것이다.
오 시장 측은 오히려 여론조사를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확실히 밝히라고 명 씨와 강 씨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 특보는 "오세훈 측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개인 명예를 훼손하고 가짜뉴스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13회 여론조사를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확실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