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청. 부산 강서구 제공지난 9월 부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당시 부산 강서구가 수문 개폐 등 재난 시스템을 부실하게 운영해 지역 토마토 농가의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 강서구의회 박상준 의원은 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강서구청 행정사무감사에서 평강천 일대 주택과 농가 침수 피해와 관련해 "재난 시스템 부실로 인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강서구가 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구는 당시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지 20시간이 넘게 지나서야 평강천과 서낙동강 유역 분리 구간에 설치된 순아수문을 닫았다.
호우주의보는 지난 9월 20일 오후 3시 30분에 발령됐지만, 구는 21일 오후 1시가 돼서야 수문을 닫았다. 또 40여 분 후 수문을 열었다 2시간가량 지난 후 다시 닫는 등 이날 5차례나 수문 여닫기를 반복했다.
박 의원은 "폭우가 내리면 수문을 닫아서 하천 유역을 분리해야 하지만 구는 하루 가까이 지나서야 수문을 뒤늦게 닫았다"며 "또 수문을 계속 열었다 닫으면서 하천 수위 조절에 실패해 침수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시 수문 개폐가 반복되던 시점에도 하천 수위 기록값은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수위 측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강서구 자료에 따르면 9월 21일 오전 10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순아수문 인근 서낙동강 수위와 평강천 수위는 0.3m로 일정했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수문을 열고 닫았다면 하천 수위 변동이 있어야 하지만,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돼 측정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폭우에 대비한 하천 사전배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강서구는 서낙동강에 70㎝, 평강천에 59㎝ 사전배수를 실시했지만, 예보된 강수량이나 이전 사례 등에 비해 배수량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날 강서구는 하천 수위 측정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지만, 사전배수와 수문 개폐는 정해진 매뉴얼대로 실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강서구 안전관리과 관계자는 "수위 측정 등 통합관제시스템을 바꾸는 과정 중에 있어 변환기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며 "당시에는 매뉴얼과 상황에 맞게 수문 개폐와 사전배수를 실시했고, 9월 이후 호우주의보 발령시 수문을 즉시 닫아야한다고 매뉴얼이 변경됐다. 당시 침수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천재지변"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의원은 "이번 침수로 지역 농민들은 수천만 원 상당의 매우 큰 피해를 입었다. 강서구의 전반적인 재난 시스템이 부실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주민 설명회를 열고, 부산시에 정식 감사를 요청하는 등 책임 규명을 철저히 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까지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