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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강등 우려…경제 덮친 비상계엄 후폭풍

금융/증시

    신용등급 강등 우려…경제 덮친 비상계엄 후폭풍

    S&P 구두 진화에도 코스피 '출렁'…환율 1410원 '방어'
    튀르키예, 계엄령 선포 후 신용등급 강등…'경고' 가능성
    내수·수출 부진에 트럼프 리스크 겹친 韓경제에 '핵펀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여파로 정국 혼란이 가속되는 가운데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입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여파로 정국 혼란이 가속되는 가운데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입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정치와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하며 최악의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수출과 내수의 동시 부진으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인 한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지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S&P, 구두 진화에도 시장 불안감 여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킴엥 탄 전무는 전날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당장 국가신용등급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S&P와 나이스신용평가의 공동세미나에서 "(비상계엄은) 국제 투자자로선 마이너스 쇼크다. 부정적 영향이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피치 레이팅스, 무디스 등과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S&P가 구두로 일각의 우려를 일단 잠재웠지만, 시장은 불안감을 걷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발도상국도 아닌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으로 G7(주요 7개국)과 견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면서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와 이탈리아가 갑자기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반문했다.
     
    증시도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7% 하락한 2450.76으로 출발해 오전 한때 –0.68%까지 낙폭을 줄이며 2483.04까지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하며 2.31% 빠진 2442.46으로 내렸고, 결국 장 마감 전 소폭 반등해 1.44% 하락한 2464.0으로 마쳤다. 지난 3일 5650억원으로 8월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를 대규모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4092억원 매도하며 코스피를 떠났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2년 만에 처음으로 144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1410.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치며 안정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튀르키예, 비상계엄 후 강등…미국도 예외 없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경제와 재정, 외환, 정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국가별 신용등급을 발표한다.
     
    현재 S&P는 2016년부터 한국에 3번째 높은 등급인 AA를 지속하고 있다. 무디스도 2015년부터 3번째 높은 Aa2, 피치는 2012년부터 4번째 높은 AA-를 부여했다.
     
    이처럼 한국은 10년 안팎의 장기간 안정적인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확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라고 말했고,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약해진 펀더멘털에 더해진 정치 불확실성은 원화 자산의 매력도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경고가 나온 전례도 있다.
     
    무디스는 2016년 튀르키예의 비상계엄 이후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Baa3에서 투자 부적격인 Ba1으로 강등했다.
     
    2014년 비상계엄을 선포하기도 했던 태국의 경우 피치가 지난 8월 잦은 정치적 변동을 지적하며 "경제정책 효과와 성장 전망을 약화할 수 있는 정치적 혼란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우 비상계엄은 아니지만, 부채한도 협상 대치를 이유로 2011년과 2023년 각각 S&P와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도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빠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아니더라도 '옐로카드'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신용평가사의 한국 전망이 달라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면서 "등급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한국 주식을 보는 해외 투자자의 시각도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체력 약해진 韓경제에 '핵펀치'

    연합뉴스연합뉴스
    문제는 한국 경제가 내부 부진과 수출 둔화로 경기 침체 전망이 나올 만큼 체력이 약해진 상태라는 점이다.
     
    11월 수출 증가률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해 지난해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도 수출 증가율이 2분기 53%에서 3분기 41%, 10월 40%, 11월 31% 등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도 악재로 꼽힌다.
     
    내수 역시 높은 가계부채와 고용 절벽에 직면한 고용시장, 자영업자의 위축 추세로 부진을 겪고 있다.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0월 국내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전년보다 0.8% 줄면서 8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로 불확실성이 추가돼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중립 이하의 대내외 경기 및 수요 환경에, 트럼프 2.0 정책 불확실성에, 이번 계엄령 선포 및 해제 사태 관련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새로 가세했다는 점에서 시장 상방 저항 강화와 함께 내부 정치 변수 의존적 주가 등락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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