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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소환' 검찰·공수처…'수사권 논란' 같은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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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소환' 검찰·공수처…'수사권 논란' 같은 처지

    윤석열 대통령 '중복 소환' 현실로
    검찰도, 공수처도…수사권 불분명 지적
    수사권 쥔 경찰은 공수처에 사건 넘겨
    "재판서 방어 논리 악용 우려…특검 속도내야"

    박종민·류영주 기자박종민·류영주 기자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복 수사 우려가 현실이 됐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각각 윤 대통령을 상대로 출석을 요구하면서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공수처 모두 내란죄 수사권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이들 수사기관의 과열 경쟁이 향후 기소 논리의 발목을 잡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윤 대통령에게 2차 소환을 통보했다. 지난 11일 "15일까지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지만, 거절해 재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 것이다. 특수본은 윤 대통령에게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라고 제안했다. 다만 언제까지 출석할지 등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모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도 같은 날 윤 대통령 측에 오는 18일 오전 10시까지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경찰 국수본은 공수처의 사건이첩 요청에 응하는 차원에서 윤 대통령 관련 내란 사건을 공수처로 보냈다.

    실제 윤 대통령을 내란죄 '우두머리(수괴)'로 적시한 공조본의 출석 요구서에는 주임검사로 공수처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가, 출석 장소는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검사실이 기재됐다고 한다. 공조본은 용산 대통령실과 관저를 찾았으나, 직접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하고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윤 대통령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 측은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일정에 휘둘리지 않고 우선 변호인단 구성을 마무리한 뒤 내란죄 법리를 세밀히 검토하는 등 변론 전략 골자를 짜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소환 통보 주체인 검찰과 공수처가 법리상 같은 지점에서 취약점을 노출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도 공수처도 '내란죄 수사권'이 불분명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우선 검찰은 2가지 지점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직권남용 관련 범죄로서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공무원 관련 범죄로 수사 개시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앞서 법원도 검찰이 청구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의 두 번째 논리(경찰 관련 범죄)를 받아들였다.

    '공수처법'상 대통령의 내란죄 수사가 가능하다는 공수처의 주장도 절반은 맞는 것으로 해석할 대목이 존재한다. 공수처법은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대상과 범죄를 일일이 나열하는 '열거식 규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지만, 내란죄는 수사 가능 범죄가 아니다. 다만 공수처법 제2조 4항에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문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검찰이나 공수처 중 어느 기관에 출석해 진술을 하든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 효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 대통령 측에서 '내란죄 수사권'이 불분명한 수사기관이 제시한 증거 자체를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내란죄 수사권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은 경찰 국수본이다. 하지만 경찰은 윤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향후 윤 대통령이 소환 요구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검찰에 영장을 청구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건 자체를 공수처로 넘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경찰이 공수처에 대통령 관련 영장을 신청할 법적 근거가 없다"라며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되 공조본 울타리 안에서 경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판에서 이런 식의 협업을 적법하다고 볼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가 특별검사 도입 시기를 당겨 수사기관 사이 다툼이 계속되는 현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사·재판권을 쥔 특검이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각 진행하던 사건과 자료를 넘겨받아 위법 논란을 사전에 불식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상황을 피고인들이 향후 재판에서 방어 논리로 이용할 우려가 크다고 봐야 한다"라며 "정부가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법을 신속히 공포해 특검 수사를 준비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특검을 가동하도록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면 이런 법적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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