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2주 가량이 지난 19일 대전 중구의 한 카페에서 시국 수다대회가 열렸다. 신석우 기자"중학교 3학년인 딸이 아빠 가면 죽는다고 울면서 말렸지만, 총 맞아 죽으면 그만이지 저 꼴은 못보겠다는 생각에 여의도로 향했습니다"
"원로 분들과 만났는데, 절반 정도는 유서를 쓰고 나오셨더라"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상계엄 사태 2주 가량이 지난 19일 시민들이 서로의 안부와 안녕을 묻고 있다.
대전공동체운동연합(대공연) 지역정치혁신포럼과 거버넌스포럼 대전, 소시민 클럽 등은 19일 대전 중구의 한 카페에서 '탄핵을 넘어 우리가 다시 만날 세계'를 주제로 시국 수다 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계엄 당시 각자 경험했던 일상을 공유하는 상호 인사 '서로의 안녕을 묻다'를 시작으로 시국 수다, 정치학자가 바라본 시국 등 향후 시국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계엄 사태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는 한편, 과거 전두환 정권 계엄에서 비롯된 불편한 트라우마 그리고 당시 상황의 비장함 등을 공유했다.
참석자 정완숙씨는 "첫 생각은 해프닝일 것이라 생각했다"며 "광장에서는 시민들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고 박민서씨는 "장난인 줄 알았다"며 계엄의 비현실성에 대해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 "뚱딴지같은 계엄 소식에 80년 대학교 1학년 당시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며 "당시 광주사태와 관련한 계엄령이 선포됐었는데, 대학 앞에 진을 치고 있던 공수부대 모습과 대학에 들어갔다가 폭력을 당해야 했던 생각에 겁이 덜컥 나더라"고 말했다.
목원대 박철원 교수는 "대전 원로 활동가들과 만났는데, 절반 정도는 유서를 쓰고 왔더라"며 "왜 유서를 쓰고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엄청난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석자 박 모씨는 "계엄 선포 후 아내와 함께 바로 여의도로 달려갔다"며 "중학교 3학년의 둘째 딸이 아빠 가면 죽는다고 울면서 말렸지만, 총 맞아 죽으면 그만이지 저 꼴은 못보겠다는 생각으로 서울로 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