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연합뉴스179명의 사망자가 나온 제주항공 참사의 유가족들이 정부 등에 무안국제공항 1층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장례 비용은 사고 여객기 운영사인 애경그룹과 제주항공에서 전액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표 박한신씨는 30일 오후 2시 30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1번 게이트 앞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어 "무안국제공항 1층에 분향소를 만들어 달라고 경제부총리, 전남도지사, 각 정당 관계자들에게 말씀드렸다"며 "사고가 발생한 근처에 (분향소가) 만들어지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이날 밝힌 요구 사항은 무안국제공항 1층 분향소 설치를 비롯해 △시신 안치 공간과 장비 확보 △애경과 제주항공 측의 장례 비용 전액 부담 등이다. 참사 발생 후 유족들은 카카오톡 단체방을 개설해 사고 수습과 관련한 유족 측의 입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오늘 오후 2시쯤 경기 안산에서 냉동 컨테이너 4대가, 나머지 4대는 오후 4시에 온다고 한다"며 "(냉동 컨테이너가) 도착하면 집행부가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그래야 유족에게 형제 자매들이 변형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영면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례비용은 애경그룹과 제주항공 측에서 전액 부담한다는 내용의 확약서가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시신이 수습되면 외부로 반출해야 하고, (시신이) 반출되는 순간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 비용은 유가족이 십 원 하나, 먼지 한 톨이라도 쓰지 않고 사고의 주체인 애경그룹, 제주항공에서 100퍼센트 부담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에서 (임시 영안실을) 떠나서 장지에 입관하는 순간까지의 모든 비용을 지원해주기로 한 확약서가 있다"며 "근데 (내용이) 부실해서 자료를 보완해 최종본까지 오게 됐다. 그런 게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 절차나 (유가족) 지원을 담당해줄 분이 만들어졌다"며 "그분들과 (유가족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장례비용 관련 문제가 해소된 후 사고 경위 등을 따져 유족에 대한 합당한 피해 배상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 집안 가장이 하늘 나라로 갔고, 부모가 하늘 나라로 갔다"며 "(보상 부분은) 전남이나 정부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이 참사가) 자연 재해인지 인재인지 명확히 따져서 유족에게 알려주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