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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수출 둔화, 트럼프, 강달러…2025년 경제위기 '시험대'

경제 일반

    내수·수출 둔화, 트럼프, 강달러…2025년 경제위기 '시험대'

    '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관세전쟁시 경제성장 0.2%p 하락
    수출 둔화에 내란사태로 내수도 직격탄…컨트롤타워 부재
    한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환율 1500원 시대 진입 우려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2025년 시험대에 올랐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사실상 경제 리더십이 '공백'인 상황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내수와 수출 둔화 우려 속에 고금리와 강달러 현상의 장기화로 경제 성장률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 트럼프 출범…1%대 성장도 깎일 듯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나흘 뒤 정책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정책의 강도, 시점, 우선순위 불투명'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 60%, 교역국에 10% 등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고, 보복관세가 전면적 관세전쟁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성장이 1.3%p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민 제한 정책으로 미국 경제의 노동 공급이 약화해 스테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 압력 등 부정적 영향이 고금리와 강달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성장 전망이 장기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도 관세전쟁 발발 시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1.9%)가 0.2%p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 수출 증가율은 8일(10.9%)부터 11월(1.4%)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12월 6.8%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특히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경기 악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5년 1분기 반도체 업종의 수출산업경기 전망지수는 64.4로 지난해 4분기 135.2에서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가전(97.5→52.7), 전기‧전자제품(104.2→85.3) 등 IT 업계 전체의 수출 경기 악화가 예상된다.
     
    내수 지표인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88.4로 전월 대비 12.3p 줄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 18.3p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내수 소비심리가 내란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개선보다는 악화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2025년 경제 성장률의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며 "당사는 경제 성장률 1.7%로 전망했지만 더 낮아질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최전방' 선 한은, 기준금리 인하?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할 경제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부재한 점이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심판대에 올랐고, 권한대행을 하던 한덕수 국무총리도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로 직무가 정지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행에 나섰지만 제주항공 참사 수습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미국 싱크탱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트럼프의 첫 100일이 아니라 첫 100시간에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일이 나올 것"이라며 "지도자 간의 개인적 유대는 매우 중요한데 한국에는 이 일을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권의 시선은 한은에 쏠린다. '기준금리' 카드를 쥔 한은이 총체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3회 연속 금리 인하로 경기침체에 선제 대응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1.9%로 제시하며 잠재성장률(2%)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 만큼,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금리 인하가 필수라고 진단한다. 여기에 12‧3 내란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인 것도 금리 인하 필요성에 힘을 싣는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뒤로 갈수록 미국의 인하 횟수는 소진되고 트럼프 정부의 정책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는 만큼 타이밍 상으로도 미리 인하하고 기다리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며 "얼마 없는 여력을 효율적으로 쓰고 국내 여건을 균형 있게 반영하려면 1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하건영 연구위원도 "11월 선제적인 통화완화(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양 필요성이 잔존한다"며 "1월 금통위에서 연속 금리 인하를 통해 성장의 하방 위험을 관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금리를 낮추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안 보고서를 통해 "물가 상승률 안정세를 이어가고 성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정부지 '강달러'…'1500원 시대' 진입할까

    연합뉴스연합뉴스
    하지만 문제는 내란사태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다. 금리 인하는 원화 가치 하락을 뜻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은 내란사태 당시 야간 거래에서 1442원을 기록했고, 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하며 고점이 1486.7원까지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 이후 처음 겪는 '강달러' 현상이다.
     
    여기에 한은 외자운용원도 '2025년 글로벌 경제 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연초에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월 금리 인하가 환율 '1500원 시대' 진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압박이 높아짐에 따라 1월 또는 2월로 인하 시점이 조율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환율 부담이 높아졌더라도 1분기 중 추가 인하 자체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무관하게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어렵고, 외환보유액을 지나치게 소진하면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은은 내란사태 이후 환율이 계단식으로 상승할 때마다 외환보유액으로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경제 기초여건과 괴리된 환율 수준을 유지할 경우, 외환시장이 오히려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수의 신흥국에서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하다가 외환위기가 발생한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CBS노컷뉴스는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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