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를 수사 당국이 현장 수습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경찰이 제주항공 참사 발생 닷새 만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2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등에 30여 명의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이 진행된 곳은 무안국제공항 운영부와 지원부 사무실,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 사무소 등 모두 3곳이다.
경찰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다만 관련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여객기와 충돌한 활주로 주변 구조물인 로컬라이저의 적절성,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은 교신 내용, 기체의 정비 이력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유류품 유족 인계…남은 유류품 포렌식 사고 분석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비행훈련원 정비팀 일동이 남긴 추모의 글. 김수진 기자참사 발생이후 처음으로 유류품이 유족들에게 전달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낮 12시 30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가 소지했던 유류점 221점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앞서 경찰 등은 여권과 태블릿, 휴대전화 모두 1천여 건의 유류품을 수거했다. 이 가운데 소유자가 확인된 221점을 인계했다.
각 희생자 유족 대표 1명씩 조를 만들어 20분 간격으로 유류품 보관 창고를 찾았다. 유류품 확인 최우선 대상은 희생자 직계가족으로 제한했다.
사고 현장에서 유류품을 확인한 일부 유족들이 통곡하면서 현장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방계가족, 제3의 관계 가족 등 순차적으로 유류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은 소유자 확인이 어려운 휴대전화 등 일부 전자기기는 유족의 동의를 얻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해 참사 수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사고 직전 승객들이 "새가 날개에 껴서" 등 사고 원인을 추정할 수있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공개된 만큼, 디지털 포렌식 과정을 통해 사고 직전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될지 주목된다.
희생자 27명 가족 품으로…장례 절차 본격화
제주항공 참사 브리핑 현장인 무안국제공항 2층 출국장 앞에 유족들이 당국의 발표를 듣고 있다. 최창민 기자희생자 179명 가운데 지난 1일까지 76구의 시신이 유족에게 인도될 준비를 마쳤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27구가 유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순차적으로 65명의 DNA 확인 결과를 유족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장례 절차도 속속 진행되는 등 본격화 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 닷새째인 이날 희생자 첫 발인이 치러졌다. 이날 오전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A씨의 발인식이 개최됐다. 이날 오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도 B씨의 발인이 치러줬다.
같은날 오후에도 사고를 당한 태국인 희생자 B씨의 발인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참사 희생자 179명 중 일부의 장례가 진행 중이다.
희생자·유족 모욕 게시글 4건 수사…125건 삭제·차단
유튜브 캡처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유족과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게시글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기준 온라인에서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을 모욕한 게시글 4건을 확인하고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게시글들을 확인하고 즉각 조치에 나섰다.
경찰은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거나 음해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게시글과 댓글 등 125건을 삭제·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희생자와 유족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글에 대해 엄정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