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도어즈' '에밀리아 페레즈' '서브스턴스' '멜랑콜리아' '애니멀 킹덤' '언데드 다루는 법' '리얼 페인' '노스페라투'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컷. 각 배급사 제공12·3 내란 사태의 충격파로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화를 들여오는 영화 수입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강달러 기조가 더해지며 원/달러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3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계엄 선포와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겹치면서 1470원대로 치솟는 등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5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관세 정책이 현실화 될 경우 환율이 1500원선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고환율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화를 수입해 오는 수입사들 역시 직격탄을 맞게 됐다. 달라진 원/달러 환율에 신규 콘텐츠는 물론 과거에 맺은 계약에 대한 납부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보통 수입사들은 2~3개월 전 영화를 구매하면서 계약금을 지급한 후 개봉 시점 등을 결정해 잔금을 치른다. 그렇기에 미리 계약한 작품들이 있는 수입사들은 환율 상승에 따라 계획했던 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지급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서브스턴스' 등을 수입한 수입사 찬란 이지혜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 닥치자 "연말 효과로 환율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잔금 지급을) 12월로 미뤄 놓은 것도 있는데 예상과 다르게 환율이 너무 올라가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올해 상반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고민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3월 개봉작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후 작품들은 일단 송금을 홀딩한 상태"라며 "매일 환율을 확인하고 있다. 해외 송금 역시 보름에 한 번씩 나눠서 하고 있고, 보내도 될지 말지 역시 계속 고민해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환율 상승으로 직격타를 맞았지만, 다행히 LA 대형 산불로 인한 추가 악재는 피해 갈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화재로 인해 제작 중단된 영화는 20세기 스튜디오의 '요람을 흔드는 손'과 '아바타 3' 뿐이다.
할리우드 버뱅크의 디즈니 본사와 북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픽사와 루카스 필름, 캘리포니아 LA 카운티 서쪽 컬버 시티에 있는 소니 픽쳐스와 샌 페르난도 밸리의 워너 브라더스와 유니버셜 픽처스의 스튜디오 모두 피해를 빗겨 갔다.
결국 12·3 내란 사태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강달러 기조가 앞으로 원/달러 환율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 된 상황이다.
이지혜 대표는 "고환율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가 영화 구매 시 제시할 수 있는 미니멈 개런티(MG·최소 계약 금액)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며 "비용 자체가 올라가는 만큼 무리가 될 수 있기에 다들 힘든 상황이다.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