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월드 투어 '헬로우 몬스터즈'를 열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가 첫 월드 투어를 '꿈의 무대'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서 시작했다. 2023년 11월 싱글 '배러업'(BATTER UP), 2024년 2월 '스턱 인 더 미들'(Stuck In The Middle)을 냈지만 아현까지 합류한 7인 완전체로의 '공식 데뷔'는 지난해 4월에 했다. '공식 데뷔'부터 체조경기장 단독 콘서트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 놀랄 만한 '초고속 입성'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베이비몬스터 - 라스트 이밸류에이션'(BABYMONSTER – 'Last Evaluation')을 통해 최종 선발된 7인 루카·파리타·아사·아현·라미·로라·치키타로 이루어진 베이비몬스터. 블랙핑크(BLACKPINK) 이후 약 8년 만에 나오는 신인 걸그룹으로서 YG가 세심하게 공들였다는 베이비몬스터는 자연히 데뷔 전부터 주목의 대상이 됐다.
높은 기대 속에서도 베이비몬스터는 시원하고 거침없는 라이브 실력과 무대매너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총 7개 도시에서 팬 미팅 투어를 개최해 팬들을 만난 베이비몬스터가 마침내 월드 투어의 첫발을 뗐다.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체조경기장에서 첫 번째 월드 투어 '헬로우 몬스터즈'(HELLO MONSTERS)를 개최했다.
26일 오후 5시, 서울 마지막 날 공연에서 '헬로우 몬스터즈'가 열릴 여러 도시 가운데 '서울'에서 멈춘 후, '우리가 베이비몬스터'(THIS IS BABYMONSTER)라는 커다란 글자와 함께 일곱 명의 실루엣이 등장했다. 힘이 넘치는 베이비몬스터 공연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였다.
베이비몬스터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 일본, 아시아에서 투어를 진행한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첫 곡은 지난해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드립'(DRIP)의 동명 타이틀곡 '드립'이었다. 마치 널찍한 로켓 위에 오른 것처럼, 일곱 멤버가 서 있던 구조물 아래에서는 로켓 연료같이 강력한 빛이 나타나 시선을 압도했다. 모두 핸드 마이크를 들고나온 베이비몬스터는 어떤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고음을 지르며 노래했고 성량도 아끼지 않았다. 노래의 하이라이트인 3단 고음도 아현은 너끈히 소화했다.
밴드 라이브로 새 단장한 배러업'은 특히 묵직하게 때리는 드럼 소리가 인상적인 편곡이었다. 루카와 아사의 빠르고 전달력 좋은 랩이 귀에 때려박히는 와중에 허스키한 음색과 범상치 않은 성량으로 휘어잡은 라미의 활약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정규 1집 더블 타이틀곡 '클릭 클랙'(CLIK CLAK)에서는 모든 멤버가 랩에 도전했고, '라이크 댓'(LIKE THAT)에서는 아사가 보컬 파트를 선보여 멤버들에게 포지션 구분은 큰 의미가 없겠구나 하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아현 합류 후 첫 발표곡인 '쉬시'(SHEESH)는 베이비몬스터가 분출하는 에너지의 정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으며, 공연에 흠뻑 빠진 멤버들의 다채로운 표정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기타 연주 속 멤버들의 음색이 더욱 도드라졌던 '러브, 메이비'(Love, Maybe), 직접 쓴 손 글씨로 가사를 띄운 프리 데뷔곡 '드림'(DREAM)은 열기를 잠시 식히고 감미로움에 빠지는 시간이었다. 90년대 골든 에라 힙합 알앤비(R&B)를 맑고 상큼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리얼리 라이크 유'(Really Like You)가 신선하고 반가웠다. 베이비몬스터표 이지 리스닝으로 다가왔다.
베이비몬스터의 콘서트에서는 불과 화약, 붉은 조명이 단골손님처럼 쓰였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돈으로 나의 가치를 매길 수 없다'라는 내용의 '빌리어네어'(BILLIONAIRE)는 이날 공연에서 처음으로 퍼포먼스 비디오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가나다라마바 싸가지"라는 가사의 충격에서 벗어나느라 약간 시간이 걸린 '포에버'(FOREVER)에 이어 마지막 곡은 베이비몬스터의 밝고 경쾌한 매력을 표현한 '러브 인 마이 하트'(Love In My Heart)였다.
중반부는 솔로와 유닛 무대로 채워졌다. 로라는 '썸원 유 러브드'(Someone You Loved), 파리타는 '왓 아더 피플 세이'(What Other People Say)로 가창력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느린 템포의 음악을 골랐다. 라미는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픽 업 유어 필링스'(Pick Up Your Feelings)를 열창했다.
랩 라인인 아사와 루카는 각각 '고질라'(Godzilla)와 '구엘라'(Gwola)로 랩 실력을 자랑했고, 두 사람은 정규앨범 수록곡 '워크 업 인 도쿄'(Woke Up In Tokyo)로 키치하면서도 알록달록한 무대를 꾸몄고 반쪽 하트로 마무리했다. 치키타는 보컬에 집중한 '트레이터'(traitor)를, 아현은 진성과 가성을 자유자재로 오가야 하는 '데인저러슬리'(Dangerously)를 택했다.
지난해 데뷔 15주년을 맞아 다시 뭉친 투애니원(2NE1) 단독 콘서트에 게스트로 섰던 베이비몬스터는 이번엔 본인들의 공연에서 2NE1을 커버했다. '박수쳐'와 '고 어웨이'(GO AWAY)로 분위기를 더욱더 신나게 고조시켰다. 라미는 "역시 YG 패밀리의 힘은 다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6일 서울 마지막 날 공연 첫 곡은 정규 1집 동명 타이틀곡 '드립'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진부한 표현이라 피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가져오게 되는, '신인답지 않은'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한 실력과 자신감이 응집된 공연이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곡 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베이비몬스터는 주로 싱글을 발표했고,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은 각 1장뿐이다. 그마저도 기존 발표곡을 재수록하거나 리믹스한 경우도 있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 기획된 면도 있겠으나, 자체 곡만으로는 충분한 세트 리스트를 구성하지 못하는 실질적인 한계 때문에 솔로 무대는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총 5곡이었던 앙코르 가운데 본 공연에서 들려주지 않은 노래는 '스턱 인 더 미들'(Stuck In The Middle)뿐이었다. '러브 인 마이 하트'는 그대로였고 '쉬시' '배러업' '드립'은 각각 밴드/리믹스로 버전만 달리해 재등장했다.
속을 뻥 뚫어주는 듯한 라이브와 호응 유도 능력, 무대를 휘젓겠다는 기개를 이번 공연으로 확인했다. 베이비몬스터가 앞으로 더 자주 많은 곡을 발표해, 적어도 앙코르는 본 공연에서 하지 않은 다른 곡으로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
루카는 "두 번이나 큰 공연장에서 퍼포먼스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기쁘다. 많은 몬스티즈(공식 팬덤명) 앞에서 무대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음에는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거니까 많이많이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파리타는 "열심히 연습해 왔다"라며 "연습생 때부터 너무 열심히 해 왔던 멤버들 고생했다. 남은 무대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
베이비몬스터 '헬로우 몬스터즈' 오프닝 무대 모습. YG엔터테인먼트 제공아현은 "이렇게 첫 콘서트 서울에서 여는 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준 멤버들, 스태프분들, 마지막 총괄(양현석)님까지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감사 인사했다. 로라는 "저희가 좋은 무대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몬스티즈가 일어나 있는 걸 보니까 좋은 거 같다"라며 "YG 패밀리 식구들, 7명을 뽑아주신 우리 총괄님! 샤라웃 투 와이지! 저희 총괄님께도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사랑한다"라고 밝혔다.
아사는 "이날만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애기 때부터 이렇게 아티스트가 되는 게 꿈이었고 일곱 명 다 같이 무대에 서는 게 믿기지 않는다. 모든 게 몬스티즈 덕분이라고 정말 말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치키타는 "콘서트는 완전 제 꿈이었는데 드디어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기쁨을 나눴다.
눈물을 보인 라미는 "몬스티즈들이 지금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저희도 선배님들 무대를 보고 많이 배우고 많은 걸 연습하고 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일곱 명이 다 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믿기지가 않고 정말 몬스티즈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거 같다. 좋아해 주셔서, 사랑해 주셔서,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이비몬스터의 첫 월드 투어 '헬로우 몬스터즈'는 총 2회 공연에 1만 8699명의 관객이 들었다.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베이비몬스터는 북미(뉴어크·로스앤젤레스), 일본(카나가와·아이치·오사카·후쿠오카), 아시아(싱가포르·홍콩·호찌민·방콕·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타이베이)까지 여러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