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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단체 앨범, SM만 가능한 귀한 작업"…리메이크 이유는[EN:터뷰]

"꾸준한 단체 앨범, SM만 가능한 귀한 작업"…리메이크 이유는[EN:터뷰]

편집자 주

1995년 2월 14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습니다. 'K팝 아이돌'의 원형이자 시초로 꼽히는 H.O.T.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를 성공 반열에 올리며, 현재 K팝 시장의 기초와 기본을 일구는 데 기여한 SM엔터테인먼트의 30년을 CBS노컷뉴스가 돌아봅니다.

[기획] SM 30주년 ② - SM 30주년 앨범 담당 권윤정 총괄 디렉터 인터뷰

SM엔터테인먼트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단체곡과 SM 히트곡 리메이크곡 등 총 17곡이 실린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를 14일 저녁 6시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했다. SM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SM엔터테인먼트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단체곡과 SM 히트곡 리메이크곡 등 총 17곡이 실린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를 14일 저녁 6시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했다. SM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
에이치오티(H.O.T.)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 데뷔한 엔시티 위시(NCT WISH)까지 수많은 아이돌을 데뷔시킨 SM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연예 기획사보다 특히 '패밀리십'이 강한 회사로 꼽힌다. 1세대 아이돌 시절인 1990년대 후반부터 단체 앨범을 내는가 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에스엠타운 라이브'(SMTOWN LIVE)라는 합동 콘서트를 굳건한 브랜드로 키워냈다.

소속 아티스트끼리 뭉칠 기회를 자주 만들어 자연스럽게 패밀리십을 강조한 것이 회사였다면, SM 가수 팬들에게서도 주목할 만한 특성이 발견된다. 시간이 흘러 좋아하는 대상이 달라지더라도 SM이라는 기획사 자체를 이탈하지는 않는 경향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을 잘 보여주는 말이 바로 '핑크 블러드'다. SM 가수 및 콘텐츠에 유독 반응하고 꾸준히 좋아하는 팬들이 SM의 고유색인 분홍색을 언급하며 스스로 '분홍색(핑크색) 피가 흐른다'라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SM 역시 오랜 시간 충성도 높은 애정을 보내주는 팬들을 지칭하는 '핑크 블러드'라는 말을 'SM 콩그레스 2021' 이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30주년을 맞은 올해, SM은 어김없이 단체 앨범을 준비했다. SM의 수많은 히트곡을 소속 가수끼리 리메이크해 '더 컬처, 더 퓨처'(THE CULTURE, THE FUTURE)라는 이름을 붙였다. SM이 지금까지 쌓아 올린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K팝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이 말은, SM이 내건 새로운 슬로건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발매된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2025 SMTOWN : THE CULTURE, THE FUTURE) 앨범은 내용도, 스케일도 남다르다. 다수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켄지가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한 새로운 단체곡 '땡큐'(Thank You)는 강타·보아·동방신기·이특·려욱·태연·효연·키·민호·수호·찬열·슬기·조이·도영·텐·마크·제노·해찬·양양·카리나·윈터·원빈·소희·시온·유우시가 불렀다.


왼쪽부터 SM 30주년 기념 앨범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의 캡슐 버전, 퓨처 버전. SM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왼쪽부터 SM 30주년 기념 앨범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의 캡슐 버전, 퓨처 버전. SM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
NCT 위시는 슈퍼주니어(SUPER JUNIOR)의 '미라클'(Miracle)을, 라이즈(RIIZE)는 동방신기(TVXQ!)의 '허그'(Hug)(포옹)를, 에스파(aespa)는 에프엑스(f(x))의 '첫 사랑니'(Rum Pum Pum Pum)을, 레드벨벳(Red Velvet)은 소녀시대(Girls' Generation)의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을, 엑소(EXO)는 H.O.T.의 '투지'(鬪志, Git It Up!)를, NCT 드림은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를, 웨이션브이(WayV)는 샤이니(SHINee)의 '줄리엣'(Juliette)을 리메이크했다.

NCT 127은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You In Vague Memory)를, 소녀시대는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열정'(My Everything)을, 슈퍼주니어는 신화(SHINHWA)의 '아이 프레이 포 유'(I Pray 4 U)를, 동방신기는 레드벨벳의 '사이코'(Psycho)를, 강타는 에스이에스(S.E.S.)의 '저스트 어 필링'(Just A Feeling)을, 나이비스(naevis)는 보아의 '게임'(Game)을, 보아는 샤이니 종현의 '하루의 끝'(End Of A Day)을 리메이크했다.

SM 산하 장르 특화 레이블도 기량을 뽐냈다. 샤이니 '뷰'(View)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레이블 스크림 레코즈가 리믹스 편곡을 맡아, 업 템포 딥 하우스 원곡에 하우스, UK 개러지, 저지 클럽의 트렌디한 사운드를 더했다. 클래식 & 재즈 레이블 SM 클래식스가 편곡한 보아 '마이 네임'(My Name)은 강한 비트와 기타 리듬을 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사운드로 바꿨고 근현대적인 클래식 음악 어법을 곳곳에 쓴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CBS노컷뉴스는 17곡으로 꽉 채운 SM 레드 프로덕션(3센터)의 권윤정 총괄 디렉터로부터 30주년 앨범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의 제작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창립 30주년 당일인 2월 14일, 리메이크 앨범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를 냈습니다. 이런 기획은 언제 시작된 것인지, 제작 기간은 얼마나 됐는지 궁금합니다.

권윤정 총괄 디렉터 : SM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그 중심에 있는 30년 간의 음악적 레거시를 담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SM이 30년 동안 발매했던 음악들을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현시점 SM의 트렌드를 담아보고자 리메이크 앨범을 기획하게 되었고, 제작 기간은 작년 초부터 준비해서 1년 정도 걸렸어요.

그동안 전 세계 수많은 음악 팬들과 함께한 주옥같은 SM의 음악을 돌아보고, 2025년 함께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음악 색깔로 새롭게 만들어봐야 30주년의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SM의 선후배 아티스트들이 서로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SM의 패밀리십을 앨범 안에서 구현하고 싶었고, 그러면서 SM의 좋은 음악들을 다시 회자하게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보아는 샤이니 종현의 '하루의 끝'을, 강타는 S.E.S.의 '저스트 어 필링'을 리메이크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보아는 샤이니 종현의 '하루의 끝'을, 강타는 S.E.S.의 '저스트 어 필링'을 리메이크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 앨범 수록곡을 1월 11~12일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5 더 컬처, 더 퓨처 인 서울'에서 무대로 선공개했습니다. 앨범 발매 한 달 전에 무대부터 공개한 이유가 있을까요?

권윤정 총괄 디렉터 : 공연을 통해 무대를 선공개하는 것이 새롭게 해석된 음악을 처음 접하는 임팩트가 더 클 거라고 판단했어요. 보통 앨범 발매를 하면 타이틀곡 외에는 무대를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데,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곡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SMTOWN LIVE 2025' 서울 공연에서 많은 리메이크 무대들을 보여드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30주년 앨범에 수록되는 곡은 핑크 블러드라면 모두가 아는 곡인 만큼 세대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함께 하는 공연장에서 음악과 퍼포먼스를 함께 만날 수 있는 무대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더 시너지가 있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이 무대들이 새롭게 편곡된 리메이크곡들로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들을 다 아우르는 완성작으로 공연 현장에서 함께 했던 모두에게 더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습니다. 원곡의 팬들부터 리메이크한 곡을 부르는 아티스트의 팬들까지, 아는 곡이지만 새로운 음악과 무대를 통해 모두가 열광하고 교감하면서 SM의 음악과 30주년의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3. 아티스트별로 곡을 고르는 데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팀별로 하나씩 설명해 주시는 게 가장 좋지만, 어렵다면 큰 '방향성'을 짚어주셔도 좋습니다.

권윤정 총괄 디렉터 : 리메이크할 때는 원곡을 재현하는 방향성과 새롭게 해석하는 두 가지 방향성에서 언제나 많은 고민을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곡을 리메이크하고 새롭게 구현해 내는 아티스트와의 합이죠. 이 음악을 리메이크했을 때 현재 이 곡을 부르고 퍼포먼스를 해야 하는 아티스트와 가장 잘 매칭이 된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선곡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원곡을 그대로 재현하는 경우는, 아티스트가 원곡이 가진 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음악적 분위기에 부합하여 그 느낌을 최대한 살려야 좋겠다는 판단이 있는 경우에 이 방향성에 맞는 선곡과 편곡을 진행합니다.

위쪽부터 동방신기 '사이코', 에스파 '첫 사랑니', 웨이션브이 '줄리엣' 무대 당시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위쪽부터 동방신기 '사이코', 에스파 '첫 사랑니', 웨이션브이 '줄리엣' 무대 당시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새로운 해석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곡을 리메이크하게 된 아티스트가 이 곡과는 다른 색깔이나 느낌을 가진 경우 굉장히 다른 방향성의 완전히 새로운 곡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원곡의 아티스트와 다른 성별, 다른 세대, 음악적 분위기의 곡을 선곡하고 그룹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편곡합니다. 이번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 앨범에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하고 폭넓은 음악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의 모든 리메이크곡을 선곡할 때 아티스트들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워낙 기존 곡들이 웰메이드로 잘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원곡이 가진 매력을 살리되, 편곡과 창법, 안무 등 아티스트들이 본인들의 느낌에 맞게 새롭게 표현해야 할 부분이 많았기에 아티스트가 원하는 곡, 보여주고 싶은 니즈, 편곡을 해서 완성되기까지의 음악적인 의도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면서 아티스트와 A&R, 그리고 프로덕션이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베스트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4. 새 단체곡 '땡큐'의 장점과 매력을 소개해 주세요.

권윤정 총괄 디렉터 : 타이틀곡 '땡큐'는 30년 동안 함께 쌓아온 소중한 시간에 대한 고마움과 서로를 향한 기적 같은 믿음, 변치 않는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타이틀 단체곡도 기존 곡과 신곡 사이에 많은 고민을 했어요. SM 30주년의 음악을 아티스트 그리고 팬이 추억할 수 있고 거기에 음악적 이야기까지 담기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의미 있는 리메이크곡들이 실리니 단체곡은 신곡이 좋을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신곡을 작업한다면 오랜 시간 SM의 명곡을 탄생시키며 음악적 레거시를 함께 쌓아온 작곡가와 작업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싶어 켄지 작가님과 함께하게 되었죠. '땡큐'는 SM과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생각들, 그동안 팬들과 함께 쌓아왔고 앞으로 쌓아갈 교감의 시간 등 따뜻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의미들을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5.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를 만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윤정 총괄 디렉터 : 어떤 한 일화를 꼽기가 어렵네요. (웃음) 아티스트들이 선곡하고 노래를 본인들의 스타일로 해석하고 부르는 모든 과정, 즉 곡을 위해 연습하고 완성해 가던, 앨범을 만드는 그 모든 순간순간의 과정들이 기억에 남아요.

SM엔터테인먼트 제공SM엔터테인먼트 제공
6. 한 기획사에서 단체 앨범이나 단체곡을 낸다면, 제작 과정에도 많은 품이 들 테고, 팬덤에서도 소속사 패밀리십을 얼마나 가지고/느끼고 있는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단체곡과 단체 앨범을 내는 이유가 있는지,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 만족도는 어떻게 되는지 들려주세요.

권윤정 총괄 디렉터 : 꾸준히 SM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단체 앨범과 단체곡을 내는 것은, SM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하고 귀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SMTOWN이라는 패밀리십 안에서 그 의미를 꾸준히 음악으로 담아낼 수 있는 것 자체가 SM의 음악의 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 시작이었던 캐럴 앨범부터 이번 30주년 앨범까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음악을 하나의 앨범을 통해 보여주는 건 정말 유일무이한 작업이고, 이 자체가 SM의 레거시를 담는 것이자 세대를 초월한 SM의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30주년 앨범은 SM에서 30년 동안 발매했던 음악을 다시 돌아보고, 지금의 아티스트들과 매칭시켜 보고, 이건 어떻게 새로운 음악적인 해석을 불어넣을까, 이런 고민을 하며 공식적으로 전체적인 음악을 훑어볼 기회였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 면에서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높습니다. 앨범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곡들이 잘 담겼다고 생각하고, 참여하는 아티스트들 역시 곡을 너무나 잘 새롭게 해석해 주고 그 과정을 함께 즐기며 열심히 무대를 준비해 줬기 때문에 공연과 앨범 모두 SM 30주년의 시간, 음악 헤리티지(유산)를 제대로 담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내일(16일)은 세계 최초의 K팝 & 클래식 전문 레이블 'SM 클래식스'와 아시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하는 K팝 오케스트라 콘서트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with 서울시립교향악단' 리뷰가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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