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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목원대 채플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희학 총장으로부터 박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받고 있다. 목원대 제공20일 오전 목원대 채플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희학 총장으로부터 박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받고 있다. 목원대 제공
목원대학교가 20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故)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박가영씨는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박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우연히 목원대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의 패션쇼를 본 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사회의 그늘 속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주목받고 빛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박가영씨는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학원에서 하루 9시간씩 미술실기 수업을 받았고, 지난 2021년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과에 합격했다.

목원대 진학 후에는 미국 뉴욕에서 패션을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방학마다 하루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했다. 박씨는 참사로 희생됐던 날에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와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다. 그는 캐나다의 한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에도 지원했지만, 끝내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목원대는 이날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박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어머니인 최선미씨에게 전달했다. 박가영씨의 가족은 졸업식장 분위기가 무거워질 것을 우려해 영정과 함께하지는 않았다.

최선미씨는 "딸아이가 와야 하는 졸업식에 엄마만 오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가영이가 사랑했던 학교와 친구들이 가영이를 기억해 주고, 가영이의 꿈을 소중히 여겨 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선미씨는 이어 "가영이가 바라던 따뜻하고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희학 총장은 "박가영씨는 패션을 통해 세상을 더 아름답고 따뜻하게 만들고자 했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누구보다 가족과 친구를 아꼈던 목원의 가족이었다"며 "목원대는 그의 빛났던 열정을 기억하며 그가 꿈꾸었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목원대 채플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모습. 목원대 제공20일 오전 목원대 채플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모습. 목원대 제공
목원대는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90명, 석사 157명, 학사 1388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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