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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환자 구한 이국종의 4억 보증…석해균 선장 살린 사연

석해균 "눈 뜨니 대한민국이라고 플랜카드…"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 국내 권역외상센터 처음으로 생겨

이국종 당시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당시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국군대전병원 병원장이 2011년 아주대학교 외상외과 교수 시절, 이른바 '아덴만 여명 작전' 중 중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리기 위해 4억 4천만 원을 보증한 사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아덴만 여명 작전'은 2011년 1월 대한민국 해군이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 13명을 소탕하고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한 군사 작전이다.

석해균 선장은 1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뒷얘기를 전했다.

그는 "(해적들이) 선원들을 세워놓고 '캡틴이 누구냐'고 하더라"며 "'내가 캡틴'이라고 하니까 '즉시 소말리아로 가자'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떻게 하면 해군과 연락할 수 있을까'하다가 컴퓨터가 눈에 들어오더라. '지금이 내게 주어진 골든타임이다'라고 생각했다"며 "(해적들에게) '마음이 심란하다. 컴퓨터 오락 좀 하겠다'고 하고 바둑을 열었다. 바둑이 모르는 사람에게 가장 재미없는 게임이지 않나. 재미 없으니 가더라"고 떠올렸다.

tvN '유퀴즈' 방송 영상 캡처tvN '유퀴즈' 방송 영상 캡처
석 선장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해적 인원과 소지한 무기 등과 같은 내가 아는 정보들을 (해군에게) 보냈다. 답이 왔는데 '최대한 소말리아 도착을 지연시켜 달라'더라"며 "엔진에 이상이 있으니 손을 봐야 한다고 했다. 자기들은 엔진을 모른다더라. 이제 엔진은 누구 거냐. 내 거지. 시속 8㎞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날 대한민국 군함인 최영함이 나타났다. 우리 해군에서 총을 쏘고 총격전이 일어났다"며 "(해적들이) '우리들이 캡틴에게 속았다. 죽여라'라더라. 눈이 마주치자마자 총을 쐈고 저는 기절했다"고 전했다.

tvN '유퀴즈' 방송 영상 캡처tvN '유퀴즈' 방송 영상 캡처
이날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한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 정경원 교수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이국종 교수의 1호 제자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이국종 교수님, 김지영 간호사, 저하고 3명이 오만에 파견됐다. 당시 선장님 상태는 많이 안 좋았다. 지금도 보면 흔히 중증외상 환자 중에서도 30%내에 속하는 중증 환자셨다"며 "오만에 가서 직접 보니까 몸에 6발 총을 맞은 걸로 아는 데 3발이 복부였다. 대장과 간을 관통해 출혈과 염증이 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해 들은 환자 상태보다 안 좋았다. 옆구리를 관통한 총상 부위는 감염이 생겨서 치명률 높은 괴사성 근막염이 왔다"며 "오만이라는 낯선 나라에 종교적 문제로 수혈이 어려웠다.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 이송을 결정해 어렵게 이송해 왔다"고 밝혔다.

tvN '유퀴즈' 방송 영상 캡처tvN '유퀴즈' 방송 영상 캡처
당시 석 선장의 한국 이송 과정을 위해 에어엠뷸런스를 이용해야 했는데 비용만 약 4억 4천만 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국종 교수가 개인적으로 보증을 서며 에어엠뷸런스를 대여했고, 이후 석 선장은 한국에 이송됐다. 그는 수술을 통해 오염 부위를 제거하고 재봉합한 끝에 한 달 뒤에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석 선장은 "침대에서 눈을 딱 뜨니까 '선장님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많은 사람이 나를 위해 애썼구나 싶어 고맙더라"며 "이국종, 정경원 교수가 하루에 한 번은 왔다 갔다. 그 당시 의료진 덕에 이렇게 살아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노력해 준 덕분 아닐까 싶다. 나에게 제2의 생명을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당 자리에서 정 교수에게 직접 전화한 뒤 고마움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 사건 이후 국내에서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가 최초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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