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월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 ▶ 글 싣는 순서 |
① 시장 공백 흔들리는 대구시정…핵심 현안 해 넘겨 ② 역대 최악의 산불로 타버린 경북…멀고도 험한 피해 회복의 길 ③ 우려 뒤집고 성공 개최한 '경주 APEC'…세계에 한국·경북 매력 알려 ④도덕적 해이 만연한 TK 기초의회…지방선거 앞두고 '신뢰 위기' 직면 ⑤"언제까지 尹 끼고 갈거냐"…TK 정치권도 脫 윤석열 본격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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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15일.
재선 대구시장 출신인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이른바 '찬탄파'를 향해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은 더이상 우리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이를 갈았다.
권 의원은 올해 1월 6일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에 동참하기도 했다.
윤석열 지키기에 열을 올리던 그였지만 계엄 1년이 지난 최근 행보는 이전과 180도 다르다.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국민의힘 현역 25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역에도 '언제까지 윤석열 대통령 끼고 그렇게 갈 거냐. 같이 망할 거냐'고 얘기하는 분들도 많다"며 "나라를 위태롭고 어렵게 만든 분이,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뭉쳐서 싸워라'라고 이야기하는 게 도와주는 것인가. 저 분은 좀 조용히 있고 반성해야 되는 분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선 "강성 지지층의 포로가 된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겸을 토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6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심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TK 정치권에서 윤 어게인과 단절하려는 움직임은 또 있다.
과거 대통령 탄핵 심판 각하 탄원서를 제출했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사실상 윤 대통령과 정치적 절연을 선언했다.
비상계엄은 명백한 잘못이며 탄핵 사유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지난 8일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비공개 자리에서는 계엄이 아주 잘못됐고 탄핵은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누차 했다. 다만 이를 공개 석상에서 밝히면 또 다른 시비를 부를 수 있어 자제하고 있었을 뿐이다"며 "계엄과 탄핵에 대한 제 생각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중량감 있는 TK 정객들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보수진영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중도층 민심을 달래지 않고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참패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탈 윤석열 흐름에 보수 선명성 부각으로 맞불을 놓는 세력도 여전히 강고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선거에 매일 떨어지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며 "(장 대표에게) '안에서 자꾸 헛소리하는 사람 다 잘라라'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에 "중도는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분들이다. 한편으로 정치적으로 좀 무관심한 분들이 많다"고 평가 절하했다.
내년 지방선거 정국이 본격화하면 TK 정치권 내 주도권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