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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장동혁의 5.18 참석이 환영받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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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장동혁의 5.18 참석이 환영받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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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이 보여줘야 할 것은 '쇼'가 아니라 '진정성'
    <소년이 온다> 등장인물 어머니도 "여기 올 자격 없다!" 꾸짖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경호를 받으며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경호를 받으며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소속 의원들과 일부 출마자까지 동행한 걸로 봐서 6.3 지방선거를 의식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념식이 열린 광주 5.18 광장에 장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내란당이 여기가 어디라고", "광주가 만만하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심지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 모티브가 된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로부터도 "여기 올 자격 없다"는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다.
     
    광주 영령들을 추모하고 5.18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날에 장 대표가 홀대받은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진정성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몸으로만 하는 행사 참석을 5.18 영령들께서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요?(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라는 지적에 수긍이 간다.
     
    먼저 개헌을 보자. 헌법 전문에 5.18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의 계승을 담고 국회의 계엄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안이 최근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졸속 개헌에 반대하는 것이지 헌법 전문 수록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당헌에도 명시된 내용을 다른 이유로 트집잡아 무산시킨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말로만 5월 정신을 외치고 4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이율배반에 시민들이 반감을 표출한 것이다.
     
    윤어게인 공천 논란과 잇따른 망언도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대거 공천했다. 또한 장동혁 대표는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계엄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탄핵은 아니다"는 발언으로 정국을 뒤흔들었다. 윤어게인으로 회귀하는 것도 모자라 내란으로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마저 짓밟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부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 혁신당 조국 대표가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부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 혁신당 조국 대표가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는 광주 영령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5.18 기념일에도 정쟁의 언어를 쏟아냈다. 기념식 전에는 "이재명과 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우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다"라고 비판하더니 행사를 마친 뒤에는 "5.18 영령들은 외치고 있었다. 대통령이라도 죄를 지으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라고 날을 세웠다. 아무리 정치는 말로 한다지만 "계엄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탄핵은 아니다"라는 발언의 당사자가 할 소리는 아니다.
     
    야유가 쏟아질 걸 예상하고 광주에 갔다면 정치적 노림수가 있었을 것이다. 자극적인 언어를 SNS에 쏟아낸 걸로 볼 때 그의 행보는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행동에도 진심이 담길 때 비로소 민심이 수긍하는 법이다. 국민을 배신했던 12.3 내란에 대해 당 대표로서 제대로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은 장동혁 대표가 5.18 정신을 기리는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말과 행동, 마음이 따로 노는 것에 불과하다. 야유가 쏟아진 건 대다수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는 징표일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의 5.18 관련 "더러버서(더러워서의 사투리) 안 간다"는 지역비하성 발언도 귀를 의심케한다. 파문이 일자 국민의힘 공보실은 '더러워서'가 아니라 '서러워서'라고 해명했다지만 어쩐지 문맥상 어색하다. 제2의 청력테스트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듯, 5.18정신은 6.29와 촛불혁명, 12.3으로 이어졌다. 시민들이 막아서지 않았다면, 그리고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쯤 달라진 세상에서 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12.3을 왜곡하는 자가 5.18 정신을 들먹일 때 민심은 정치적 계산을 의심하며 거부감을 표출하는 것으로 반응했다. 국민의힘이 보여줘야 할 것은 '정치쇼'가 아니라 진정성이다. 내란세력과의 분명한 단절과 5.18 정신 계승을 담은 개헌에 동참하는 일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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