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주차장에 줄지어 서있는 출퇴근 버스들. 여전히 천여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버스를 타고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사진=장규석 기자)
세종특별자치시로 내려간 정부부처의 행정 비효율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처음으로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마저 허겁지겁,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행정비효율을 넘어선 국정 비효율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총리실과 공정위, 기재, 국토, 농림, 환경, 해수부 등 세종시에 있는 중앙 정부부처 피감기관이 7개나 됐다. 하지만 20여일에 걸친 국회 국정감사 일정 중에 세종시에서 열린 국감은 단 3일에 불과했다.
이번에 세종청사에 새로 만든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도 총리실과 해양수산부 국감 때, 단 2번만 사용된 채 항상 비어있었다.
그나마 세종시에서 열린 국감도, 열차 시간에 쫓겨 각 상임위마다 허겁지겁 진행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교통문제로 감사를 마치고 못 다한 질의는 서울에서 열리는 종합 감사때 다시 하자"거나 세종시까지 내려온 증인들을 조금이라도 일찍 돌려보내기 위해 한꺼번에 몰아서 질의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결국 이런저런 문제로 대부분의 국감 일정은 서울에서 진행됐고, 세종시 공무원들이 거꾸로 서울 국회로 역출근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몇 주동안 계속됐다. 올해 연말에 추가로 6개 부처가 더 내려오면 이런 문제는 더 커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도시지역계획과)는 최근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의 이슈페이퍼를 통해,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행정 비효율이 이나라 국정 비효율"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중심의 국정운영 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계획대로 세종시 이전이 완료되고 인프라가 구축돼도 문제는 계속된다는 것이다.
◈ "세종을 국정운영 중심지로...청와대, 국회 분원도 설치해야" 조 교수는 "국정비효율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종시를 중심으로 국정운영시스템 자체를 개편해야한다"며,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는 통일부나 법무부, 안행부 등의 부처도 세종시로 이전하고, 청와대 분실(집무실)과 국회 분원 및 일부 고정 상임위 설치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