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생을 야단친다며 야산에서 폭행하고 땅에 묻은 뒤 방치한 보육원 교사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규진 부장판사)는 원생들을 폭행하고 버릇을 고쳐준다며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땅에 묻은 보육원 교사 이모(33)씨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보육원 교사 이씨 등 3명은 지난 4월 물건을 훔치는 버릇을 고쳐준다며 B(12)군을 보육원 인근 야산으로 데리고 가 몽둥이로 때리고 몸을 땅에 묻는 등 폭행했다.
이씨 등은 또 원생들이 대들었다거나 학습지를 풀지 않고 놀러 나갔다는 이유로 나무막대기로 때리거나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렸다. 심지어 이씨는 원생들의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원생들을 성추행하고 체벌한다며 야산에 묻는 등 가혹행위를 한 이 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3년간 신상공개를 명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폭행이 징계나 훈계의 목적을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성추행 역시 성적인 욕구를 충족하려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피해아동과 더 친근해지려는 의도가 과해 벌어진 범행"이라며 집행유예로 형을 낮췄다.
재판부는 "이씨가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아동의 부모와 합의해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