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유력 후보 내정설이 연일 이름을 바꾼 채 보도되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선 기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희망서울포험 상임고문을 맡은 김원길 전 의원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내정설에 이어 17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 중 한명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단독 후보 낙점설까지 나왔다.
하나같이 '단독 보도'라는 이름 아래 청와대 관계자 또는 정계 관계자를 인용하고 있다.
이런 각종 내정설에 대해 포스코 측은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도 "그건 명백한 오보다"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정하기 위한 승계 카운실이 현재 가동 중인데, 후보군을 공모로 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CEO 추천위가 구성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정하기 위한 초보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각종 낙점설이 나온다는 것은 그 만큼 승계 논의가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와 한 짝으로 움직였던 KT 회장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내정됐다는 것은 포스코 차기 회장의 인선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평가이다.
KT 차기 회장에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이자 전문경영인인 황 전 사정이 내정된 것처럼 포스코도 내부인사이든 외부인사이든 적어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아이콘에 부합하는 인물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포스코 경영과 거리가 있는 정치인 출신과 내부 인사의 회장 발탁 가능성은 명분이 부족해 보인다.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도 반도체.IT 분야의 전문가로서 삼성전자에서 최고 경영자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포스코야말로 철강과 에너지를 비롯한 신소재 산업의 전문가가 박근혜 대통령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청와대에서는 글로벌 경영 역량과 철강과 에너지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를 찾는다는 소리도 들린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황 전 사장의 KT 회장 내정 이후 외부 전문가 쪽에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내부 인사의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KT처럼 외부의 전문가를 전격적으로 임명해 포스코의 미래를 맡기고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돼 달라는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지 않을까 내다보는 기류도 있다.
박 대통령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그 어떤 기업보다도 포스코에 대해 관심도 많고 생각하는 바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박태준 전 회장이 나올 수 없었음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 심중에는 누가 뭐래도 포스코의 차기 회장을 이미 낙점해두고 시간을 기다리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