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반군이 정부군에 맞서 주요 유전지역을 장악하는 등 세를 불리면서 내전 사태를 막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또 남수단 정부군은 반군 세력이 장악한 보르 지역을 재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준비하면서 이 일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은 22일(현지시간) 민간인 보호를 위해 반군이 장악한 파리앙과 보르 등의 도시에 더 많은 평화유지군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리앙은 남수단의 주요 유전 지대인 유니티 주에 있고, 보르는 종글레이주의 주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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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폭력행위를 즉시 종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라고 남수단 정부와 반군 지도자들에게 요청했으며 힐데 존슨 유엔 남수단 특별대표는 "우리를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이에게 겁먹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미국민 철수 작전중 군인 4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당한 미국은 대사관 경비 등을 위해 45명의 군인을 추가로 남수단에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은 전날까지 이미 46명의 군인을 파견했다.
미국은 또 정부와 반군의 대화를 돕기 위해 특사를 현지에 파견함과 동시에 사태의 변화에 따라 추가 군사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남수단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대사관을 포함해 미국민의 신체와 재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추가 군사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밝혔다.
그는 또 "군사력을 사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남수단에 대한) 미국과 국제 사회의 원조를 끊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수단과 이웃한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지부티는 사태 확산을 막으려고 외교장관을 남수단으로 보냈으며 나이지리아도 특사를 파견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우리 군은 보르로 진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반군 세력이 지난 18일부터 장악한 보르는 미군이 수송기를 동원해 자국민 구출 작전을 펼치다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고 철수한 곳이다. 보르에는 한국의 한빛부대도 주둔 중이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15일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대파가 수도 주바에서 교전을 벌였다. 키르 대통령은 딘카 족이고 마차르 전 대통령은 누에르 족이다.
이후 유혈 사태는 남수단 전역의 종족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반군은 22일 주요 유전지역인 유니티주의 주도 벤티우를 장악하는 등 세를 키우고 있다.
이번 사태로 지금까지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인도인 3명을 포함해 최소 500명이 숨지고 70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난민 4만여명이 집을 떠나 유엔 기지로 대피했다.
남수단 유혈 사태가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또다시 내전이 발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수단은 1955년 영국과 이집트의 공동통치에서 독립했지만, 곧바로 남북 내전에 휘말렸다.
아랍 이슬람계가 주류인 북부가 기독교와 토착신앙을 믿는 남부와 한 국가라는 틀 안에서 공존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수단 남북 간 내전이 두 차례에 걸쳐 30년 이상(1차 1955∼72년, 2차 1983∼2005년) 지속하면서 사망자는 수백만 명에 이르렀다.
응징과 보복의 악순환은 2005년 1월 수단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잠시 멈췄고 남수단은 국민투표 끝에 2011년 7월 수단에서 분리 독립했다.